[기자수첩]그럼에도 카카오를 응원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이하늘 기자 2014.01.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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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그럼에도 카카오를 응원하는 이유


2010년 3월 '국민앱' 카카오톡을 선보인 카카오는 이용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며 큰 호응을 받았다. 또한 인터넷 생태계를 독점한다는 비판을 받은 기존 포털과 달리 중소 콘텐츠 생산자들과 동반성장을 목표로 삼았다. 국내 모바일 벤처들도 카카오에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카카오에 대한 지지는 시들해지고 있다. 카톡게임 초청 메시지에 대한 피로감과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도 표면화되고 있다. 일시적 서비스 장애도 이어졌다.



벤처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기존 포털과 같은 '갑'의 위치로 이동하고 있다는 지적도 고개를 들고 있다. 서비스 초기 신생 개발사의 등용문 역할을 했던 카톡 게임 역시 수수료 부담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채팅플러스와 카카오페이지 등 대표 상생 서비스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카카오의 전략도 그다지 녹록치 않다. 중국 텐센트의 위챗, 네이버 '라인'에 구글·페이스북 등 공룡기업들과의 경쟁은 상대적으로 영세한 카카오에게는 부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가 성공해야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카카오는 국내 모바일 벤처의 상징이다. 또한 국내 벤처들과 함께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의 역할도 할 수 있다. 카카오는 여전히 자사 플랫폼에 다른 벤처기업의 콘텐츠를 싣고 있다. 이들과 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하겠다는 의지 역시 여전하다.

그간 카톡게임·플러스친구 등 모바일 플랫폼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한 것도 높이 평가할 부분이다. 카카오는 내년 5월 상장키로 했다. 경쟁력을 인정받아 높은 가치평가를 받겠다는 각오다. 1년여 동안 수익성 강화와 해외 기반 마련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지난 PC 인터넷 시대, 게임을 제외하고 국내 벤처 대부분이 국내 서비스에 머무르면서 한국은 큰 기회를 놓쳤다. 모바일 시대, 국내 벤처는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노크하고 있다. 카카오는 글로벌 서비스에 가장 가까운 대표 사업모델 가운데 하나다. 카카오의 글로벌 성공은 제2, 제3의 해외 신화를 창출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아직은 애정을 갖고 카카오를 응원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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