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 메탈·자가치유 인조직…"1조弗 신시장 잡아라"

머니투데이 유영호 기자 2013.12.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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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미래 유망 200대 소재·부품 R&D 전략… 선제적 R&D로 세계시장 선점

초경량 메탈·자가치유 인조직…"1조弗 신시장 잡아라"


#. 2024년 12월 26일. A기업 부장 김준형(가명)씨가 출근을 위해 자신의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 올라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핸들 옆에 설치된 지능형 로봇에게 목적지를 말한 것이다. 그리고 몇 개의 버튼을 누르자 차가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핸들을 조정하거나 가속 패달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밟을 필요도 없다. 김 씨는 회사에 도착하기 전까지 간 밤에 마무리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꼼꼼히 읽어보며 오늘 예정된 회의를 준비했다.

자동차산업의 '미래'로 불리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바꿔 놓을 일상의 모습이다. 과거에는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지만 앞으로 10년 이내 현실화될 전망이다. 물론 과제는 남아있다. 바로 각 요소마다 첨단 소재·부품기술이 뒷받침되는 것. 정부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은 미래 세계 유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핵심 소재·부품기술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김재홍 제1차관 주재로 서울 양재동 The-K서울호텔에서 소재·부품 R&D(연구개발)전략 간담회를 열고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미래 유망 '시장선도(First Mover)형 200대 소재·부품 기술개발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1년간 2000명 이상이 참가한 전문가 자문위원회와 삼성, LG 등이 참여한 수요기업 검토위원회의 선행연구, 시장수요조사 등 기술적 분석과 감성·디자인 등 인문학적 가치와의 '통섭' 과정을 거쳐 도출됐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5500여건의 기술 로드맵 및 동향을 분석, 445개 후보기술을 발굴하고 이 중 최종적으로 200개의 대상을 선정했다.



김선민 산업부 소재·부품정책과장은 "시장선도형 200대 소재·부품 기술개발 전략은 '어떻게 개발하겠다'는 기존의 하드웨어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무엇을 개발하겠다'는 컨텐츠 중심의 소프트웨어적 접근이 이뤄진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각 품목별로 현재 우리나라 기술수준을 세밀하게 진단하고 소재·부품 기술개발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특성을 감안해 최장 12년 이후를 내다보는 로드맵으로 기획했다"며 "개별 기술이 아닌 수요산업 중심으로 트랜드를 분석해 기술간 융·복합에 따른 구체적 미래상을 제시하는 실천적 전략인 것도 주목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자료: 산업통상자원부
구체적으로 100대 소재 분야에서는 △초경량 미래형 에어로 메탈 소재 △자가치유가 가능한 인조직 접합소재 △쏠라페인트 소재 △자연친화 스마트 도로형 소재 등이 기술개발 대상에 포함됐다.


초경량 미래형 에어로 메탈 소재는 매우 가벼우면서도 강한소재로 앞으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금속부품의 소재로 사용, 연간 50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가치유가 가능한 인조직 접합소재의 경우 피부의 창상 부위 흉터나 외과수술에서 조직절개 이후 재생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직 유착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공소재로 2022년에 현실화(시장규모 70억달러)될 것으로 예상된다.

100대 부품 분야에는 △자율주행 지원용 오토로봇 핵심부품·모듈 △모바일 기기용 독립형 자가전원 부품 △실시간 신경전달물질 측정에 기반한 지능형 뇌조절 모듈 △곤충로봇용 스마트 액추에이터 등이 선정됐다.

운전자와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자율주행 지원용 오토로봇 핵심부품·모듈은 2024년 상용화, 관련 시장이 2035년 1152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0년 상용화될 모바일 기기용 독립형 자가전원 부품은 충전없이 모바일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기존 모바일 기기 배터리 대체를 통해 20억달러의 세계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실시간 신경전달물질 측정에 기반한 지능형 뇌조절 모듈은 파킨슨병, 우울증 등 난치성 뇌질환 치료를 가능케 하고 기존의 비자율형 뇌조절 기기 등을 대체해 100억달러의 시장을 조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선정된 200대 소재·부품 중 우선순위가 높은 30%의 경우 2025년 세계 시장 규모가 1조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나라의 올해 소재·부품 무역수지(1000억달러 흑자)의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정부는 이같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유망 시장의 선점을 위해 내년부터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전략적핵심소재개발사업' 'SW(소프트웨어)융합형 부품기술개발사업' 등을 통해 200대 소재·부품 기술개발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기존의 '추격(Fast Follower)형 소재·부품 기술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 핵심 원천기술 등을 확보해 소재·부품 분야의 대(對)일본, 독일 무역수지 적자도 줄여나갈 방침이다.

김재홍 차관은 "이번 전략은 2020년 세계 4대 소재·부품 강국으로 도하기 위한 실천계획의 출발점"이라며 "정부의 공격적인 투자와 발맞춰 민간 부분에서도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다음은 산업부가 발표한 시장선도형 200대 소재·부품
시장선도형 200대 소재부품(클릭시 파일다운로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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