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의 스페셜리스트인 소육영 팀장이 이대원 화백의 '농원' 그림 앞에서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 그림은 지난 18일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경매장에서 열린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경매'에서 최고가인 6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사진제공=서울옥션
최근 두 차례에 걸친 '전두환 미술품' 특별경매로 대중에겐 낯설었던 미술품 경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미술품과 함께 경매를 진행하는 경매사가 주목을 받지만, 경매 준비 단계부터 마지막까지 총괄책임을 지는 이가 있으니 바로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다.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의 9년차 스페셜리스트인 소육영 팀장은 "미술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스페셜리스트에게는 특별히 치밀한 분석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도록의 원고를 쓸 때 작품에 대한 미술사적 설명과 함께 상업적인 가치에 대해서도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잘 풀어야 한다"며 "한 문장 한 문장의 설명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구매욕구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감각과 기획력, 미술에 대한 지식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소 팀장은 미술 관련 전공자에게 이 일이 조금 쉬울 수는 있지만 경매회사에서 미술전공자만 뽑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경매사 홈페이지에는 미술품과 매매에 관한 모든 정보가 남아있습니다. 스페셜리스트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정말 '미친 듯이'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봐야 해요. 최근 진행하는 경매 행사를 보면 미술시장 트렌드를 읽을 수 있고, 학자들과 일반인들의 미술품에 대한 시각도 비교해 볼 수 있거든요. 경매 때마다 나오는 도록을 챙겨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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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스트는 미술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만큼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미술품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다양한 고객과 거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 팀장은 "시장에 작품을 내놓길 권하면서 삼고초려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가격 조율을 위해 설득해야할 때도 있다"며 "평소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술시장의 새로운 정보를 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날 오전, 소 팀장에게 전화를 하니 울산행 비행기를 막 타려는 참이란다. "이번 경매에서 낙찰된 작품을 새 주인에게 갖다 드리러 갑니다. 작품을 무사히 전달하고 원하는 곳에 걸어드리는 것까지 스페셜리스트의 임무거든요. 국내든 해외든 출장이 잦은 것도 저에게는 무척 즐거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