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유출된 시험지가 '기출문제'로 둔갑해 강남 학원가에 돌아다니기 시작한 건 2007년부터다. 2007년 1월 시험이 2005년 12월 시험과 똑같이 출제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강남의 한 학원이 유출 장본인으로 지목됐다. 주관사인 ETS는 당시 이 시험을 본 한국 학생 900명의 성적을 전부 무효 처리해 논란이 일었다. SAT 성적이 무효 처리된 것은 전 세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시차(時差)를 이용한 시험지 빼돌리기 수법도 등장했다. 2010년 1월에는 시차를 이용해 태국에서 빼낸 시험지와 답안을 학생들에게 넘긴 학원 강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또 같은 달에는 학원 강사 등 4명이 미리 짜고 조직적으로 시험지의 특정 페이지를 뜯어낸 뒤 하나의 시험지로 만들다가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급기야 ETS는 한국의 SAT 시험횟수를 1년에 6회에서 4회로 축소시켰다. 공동주관사인 칼리지보드는 7월 기존에 한국에서 1·5·6·10·11·12월 등 6번 동시에 치렀던 SAT1과 SAT2를 앞으로는 SAT는 10·12·5·6월 등 4번, SAT 과목 시험은 11월과 6월 두 차례만 치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SAT를 둘러싼 각종 사건이 터질 때마다 주관사는 테스트 센터 취소, 전 세계 최초 성적 무효 처리 및 시험 취소, 시험 횟수 축소 등의 후속조치를 내놨지만, 미봉책인 탓에 시험지 유출을 근본적으로 막는데 한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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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두 달 전인 10월에 치러진 시험이 3월 시험과 똑같이 출제돼, 학원에서 유출된 시험지를 접한 학생들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대량 불법유통 된 SAT 시험지 중 일부. 국내에선 2006년 첫 문제 유출을 시작으로 매년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