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 무상증자 잇따라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3.12.1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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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현금 비용 없다는 점에서, 주주는 유통주식수 활성화 측면에서 '호재'로 인식

'크리스마스 선물' 무상증자 잇따라


배당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또 하나의 '선물'로 여겨지는 무상증자가 연말 들어 급증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건에 불과하던 무상증자 결정 공시건수는 12월 이후 현재까지 11건(중복 공시 제외)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11월 사이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공시 건수는 월 평균 2.8개다. 전문가들은 "기업 입장에서는 현금이 지출되지 않는 장점이 있고 주주들은 유통주식수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무상증자'···하던 기업이 한다=일부 기업들은 해마다 같은 시기에 무상증자 발표를 해 눈길을 끈다. 특히 제약사들은 연말 비슷한 때에 무상증자를 꾸준히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2월 이후 무상증자 결정공시를 한 제약사는 JW중외제약 (30,300원 ▼700 -2.26%), 제이더블유중외신약, 보령제약 (9,690원 ▼10 -0.10%) 등 세 곳이다. JW중외제약은 보통주 1주당 0.05주를 배정하고 제이더블유중외신약은 0.03주, 보령제약은 0.05주를 배정한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규모의 무상증자를 실시했으며 2009년 이후 꾸준히 무상증자를 실시해 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대웅, 대웅제약도 지속적으로 무상증자를 실시해 오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신주 재원은 대부분 주식발행초과금으로 마련됐다. 주식발행초과금이란 주식의 액면금액을 초과해 발행할 경우 발행금액과 액면금액의 차액을 뜻한다. 즉 주가가 액면가보다 높을 경우 그 차액은 기업 재무제표상에 자본잉여금계정에 표시되는데 이를 주주에게 배분해줘 자본으로 돌리는 것이 무상증자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무상증자를 실시하면 주주들은 배당과 다르게 과세 이연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회사 재무구조에 변화가 없는 한편 유통 주식수가 늘어난다는 차원에서도 긍정적이어서 매년 무상증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배당이나 무상증자나 호재인 것은 맞지만 회사 입장에서 배당은 현금이 지출된다는 단점이 있다"며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 자금 등 연구개발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배당보다는 무상증자를 더 선호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코스닥 약세장에서 '통 큰' 무증 통했다=최근 코스닥 지수가 500대를 하회하며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종목들은 신주를 대량 발행하는 무상증자를 단행해 주가관리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새내기주 미동전자통신 (74원 ▼39 -34.51%)은 1대2 무상증자를 결정한 이후 주가 급등세를 자랑했다. 지난 9일 미동전자통신이 보통주 600만주를 무상증자한다고 공시한 이후 주가는 30% 넘게 올랐다.

18일 창해에너지어링 (39원 ▼39 -50.0%)은 전일 1대1 무상증자 발표 이후 5%대를 기록중이다. 최근 제이비어뮤즈먼트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함께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무상증자를 발표한 모든 종목의 주가가 상승한 것은 아니다. 한 증권사 스몰캡 담당 연구원은 "미동전자통신의 무상증자는 유통주식수를 3배로 늘리는 만큼 그 효과가 크다"며 "무상증자를 하더라도 유통주식수 변화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하거나 펀더멘털이 견고하지 않은 경우에 수혜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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