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에르메스·샤넬도 철수…현대百 부산점에 무슨일?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3.12.16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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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루이비통 이어 3대 명품 브랜드 모두 빠져…매출 부진에 브랜드 속속 이탈

[단독]에르메스·샤넬도 철수…현대百 부산점에 무슨일?


현대백화점 (49,550원 0.00%) 부산점에서 해외명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매장을 철수하고 있다. '루이비통'에 이어 '에르메스', '샤넬'까지 매장 운영을 중단하면서 백화점 이미지는 물론 점포구성, 집객, 매출 등에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됐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초 '루이비통'에 이어 지난 9월 '에르메스'도 현대백화점 부산점에서 매장을 철수했다. '샤넬' 역시 이달말 계약이 끝나는대로 매장을 빼기로 했다. 국내 시장에서 '3대 해외명품'으로 통하는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이 모두 현대백화점 부산점을 떠나는 것이다.



'구찌', '까르띠에', '토즈' 등 내년초 계약이 만료되는 브랜드 상당수도 폐점 예정이라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들 브랜드마저 재계약을 하지 않고 짐을 쌀 경우 현대 부산점 1층의 해외명품 브랜드는 '프라다'와 '버버리'만 남게 된다.

지난 1월 '루이비통'이 이곳에서 매장을 철수할 때만해도 매출이 신통치 않은 '루이비통'을 현대백화점측이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후 업계에서는 백화점에서 쫓겨난 '명품의 굴욕'으로 회자돼 왔다. 하지만 '에르메스'와 '샤넬'까지 재계약하지 않으면서 상황은 완전히 역전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들이 온갖 수단을 동원해 해외명품을 유치하는 것은 1층에 어떤 브랜드가 입점했는지가 백화점 이미지에 직결되기 때문"이라며 "현대백화점 부산점의 경우 해외 명품 브랜드 잡기에 실패한 만큼 향후 집객이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부산점은 1층 매장을 구성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루이비통'이 있던 자리는 원래 4층에 있던 '오메가' 시계 매장으로 대체했지만 '에르메스' 매장은 마땅한 브랜드를 찾지 못해 편집숍으로 채웠다.

현대백화점 부산점에서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이탈하는 결정적인 계기는 매출 부진이다. 명품 브랜드 대다수가 '소수 매장만 운영한다'는 원칙에 따라 매출이 부진한 매장은 철수하고 핵심매장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1995년 문을 연 현대백화점 부산점은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함께 한동안 부산 대표 백화점으로 꼽혔지만 2000년대 이후 개장한 롯데백화점 동래점(2001년)·센텀시티점(2007년)·광복점(2009년),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2009년) 등에 밀려 영업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현대백화점 부산점 매출은 지난해 3000억원대 초반에서 올해 2900억원대로 역신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각각 9000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나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의 3분의 1 수준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우리 점포(부산점)의 규모가 경쟁사보다 작은데다 부산지역 중심상권마저 해운대 등 신도시로 이동해 명품 브랜드 이탈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명품 대신 영패션 브랜드를 특화하는 등 젊은 감각으로 이미지를 바꿔 부진을 만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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