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2년만에 MBK 품안에···2년내 재매각 '금지'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김진형 기자, 신수영 기자 2013.12.11 17:04
글자크기

(종합)금융위 인수 승인...신임 사장 하마평도 무성

11일 금융당국 승인에 따라 MBK파트너스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완료했다. ING그룹이 지난 2012년 ING생명을 매물로 내놓은 지 2년여만에 새주인 찾기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사모펀드(PEF)인 MBK는 앞으로 2년간 ING생명을 재매각 할 수 없고, 고배당도 제한 받는다. 사모펀드의 '먹튀논란'을 막기 위해 당국이 이 같은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 MBK는 이달 안에 ING생명의 신임 사장을 선일할 계획이다.



ING생명, 2년만에 MBK 품안에···2년내 재매각 '금지'


◇'우여곡절' 2년 만에 주인찾기=11일 금융위원회는 MBK의 ING생명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MBK가 ING생명 인수를 위해 지난 9월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 및 적격성 심사 서류를 제출한 지 3개월 여 만이다.

MBK관계자는 "ING생명 경영진과의 굳건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긴밀히 협조해 ING 생명의 기업가치 제고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며 반색했다.



MBK 품으로 들어간 ING생명은 지난 2년여 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모 그룹인 ING그룹은 2012년 초 ING생명을 매물로 내놨다. KB금융 (78,900원 ▼2,000 -2.47%)지주가 ING생명 인수에 강한의지를 내비쳤지만 이사회의 반대로 지난해 12월 인수를 포기했다. 이어 동양생명·보고펀드 컨소시엄도 '입질'했으나 동양그룹과의 이견으로 중도하차한 바 있다.

이어 지난 8월말 MBK가 ING그룹과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하고, 9월에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금융위의 심사가 예정보다 지연되면서 3개월 가량을 기다려야 했다.

◇2년간 재매각 금지·고배당 제한=사모펀드의 금융사 인수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거액의 차익을 남기고 철수하면서 '먹튀' 논란이 일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는 한국 국적 법인이지만 대부분의 자금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다. 이번 ING생명 인수자금(1조8000억원) 구성을 들여다보면 MBK 제3호 펀드 5000억원, 캐나다 공무원연금 2000억원, ING그룹 재투자 1200억원 등이다. 8000억원만 국내 금융사 대출이라 역시 '먹튀' 논란이 일었다.

당국은 이를 의식해 조건부 승인을 했다. MBK는 ING생명으로부터 고배당을 받아 회사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배당은 금융감독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따르겠다'고 확약했다. ING생명의 배당률은 업계 평균 수준에서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MBK는 또 ING생명을 2년간 재매각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업계에서는 MBK가 ING생명을 비교적 싼 가격에 인수한 만큼 업황만 개선되면 곧바로 팔고 떠나는 사모펀드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이에 MBK는 인수 승인 후 2년간은 재매각하지 않고 이후 매각할 경우에도 PEF 등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에게 경영권을 넘기기로 했다.

ING생명, 2년만에 MBK 품안에···2년내 재매각 '금지'
◇새 사장은 누구? 하마평 무성=MBK는 ING생명이 매각 이슈로 2년간 뒤숭숭했던 만큼, 신속하게 후임 사장 인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내 '글로벌 CEO'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9월말 기준 ING생명의 수입보험료는 1조9080억원(점유율 3.93%)으로 업계 8위다. 하지만 매각 이슈가 불거지면서 우수한 설계사가 이탈했고, 순익은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3월)에 2410억원을 기록했으나 2012회계연도엔 1993억원으로 감소하는 등 타격이 있었다.

업계에선 차기 사장으로 이영호 전 라이나생명 사장, 김종원 전 ING생명 영업총괄 사장, 신성욱 RGA 재보험 한국지점 사장 등 외국계 보험사 CEO가 거론된다. 보험전문가인 강영구 전 보험개발원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