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폭탄' 명품백… "가격도 올린다" 왜?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3.12.0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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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00만원↑ 명품백 중과세..세금 77만원이면 판매가 23만원 올려 100만원 맞춰

에르메스 캘리백/사진제공=에르메스에르메스 캘리백/사진제공=에르메스


명품업계가 내년부터 고가 명품가방에 매기는 개별소비세로 명품가방 수요가 줄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명품업체들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부의 개별소비세(소비세) 과세에 대해 "예상했던 일"이라는 입장이지만 샤넬이나 에르메스처럼 과세 대상 품목이 많은 업체들은 매출에 악영향을 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당초 올해부터 200만원이 넘는 명품 가방에 대해 소비세를 물릴 예정이었지만 2014년 이후로 시행을 1년 연기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해외에서 수입할 경우 관세를 포함한 수입신고가격이 200만원을 넘는 가방 △국내 공장에서 제조할 경우 출고가격이 200만원을 초과하는 가방에 대해 소비세가 따로 붙는다.



예컨대 수입신고가격이 400만원인 가방이라면 200만원 초과금액의 20%(40만원)를 소비세로 부과하며, 이 소비세의 30%(12만원)를 교육세로 추가 징수한다. 실질적으로 26% 세금이 추가되는 것이다.

주력 가방의 가격대에 따라 소비세에 대한 명품업체 반응은 엇갈린다. 루이비통은 100만~300만원대 가방이 주류를 이뤄 세금 부과 영향이 크지 않아 안심하고 있다. 정부 등에 따르면 시중 판매가격이 350만~400만원은 돼야 수입신고가격이 200만원 이상으로 소비세 과세대상이다.



반면 샤넬이나 에르메스는 400만원이 넘는 가방이 많아 내년부터 26% 세금이 늘면 제품당 100만원을 웃도는 가격인상 효과가 예상된다. 샤넬의 경우 스테디셀러인 아이코닉백의 평균 가격대는 600만~700만원이다. 에르메스의 간판 제품인 버킨백과 켈리백은 1000만~2000만원을 호가한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샤넬이나 에르메스 같은 고가 제품 라인이 많은 업체들은 이번 과세로 보이지 않는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세금 부과를 빌미로 명품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판매가가 800만원인 가방의 수입신고가격이 500만원이라면 소비세 등 총 78만원의 세금을 추가해야 한다"며 "이 경우 업체들이 22만원을 더 올려 판매가를 아예 900만원으로 맞추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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