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vs 사이버머니, 뭐가 달라?

머니투데이 도강호 기자 2013.12.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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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모든 것 문답풀이

비트코인 vs 사이버머니, 뭐가 달라?


전자화폐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국에도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결제할 수 있는 상점이 등장했고, 주식시장에서는 관련주들이 요동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 4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Q&A 형식으로 풀어봤다.

Q. 비트코인이란 무엇인가.
A. 비트코인은 일종의 전자화폐다. 마일리지나 적립 포인트처럼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런데 포인트와 비트코인 사이에 중요한 차이가 있다. 각종 포인트는 특정 기업에서 ‘1포인트=1원’과 같은 방식으로 가격을 정하거나 거래 기록을 관리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가격이나 기록을 관리하는 주체가 없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을 믿을 수 있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비트코인은 P2P 네트워크라는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개인들이 비트코인 거래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거래를 승인한다. 이때 비트코인 거래는 다수의 사람에 의해 확인되기 때문에 다른 전자화폐보다 오히려 신뢰성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Q. 도토리나 게임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사이버머니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A. 도토리나 사이버머니는 특정 기업에서 한정된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발행하는 화폐다. 그래서 그 기업이 정한 곳에서 지정한 가격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관리하는 곳이 없다. 그래서 유통량을 임의로 조정할 수 없고 가격도 비트코인 사용자들이 거래하는 가격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정해진다. 또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만 있으면 장소와 목적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

Q. 어떤 곳에서 사용되고 있나. 해외에서는 많이 사용하나.
A. 그동안 국내에서는 비트코인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없었는데 최근 인천의 한 빵집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상점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국내 사용은 제한적이다.
외국에서는 좀 더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비트코인을 이용할 수 있는 상점도 존재하고 비트코인을 사업에 활용하는 스타트업도 나오고 있다. 스타트업을 보면 결제 대행 사업은 물론이고 비트코인 전용 투자 펀드 운영사까지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연방 선거운동 후원금을 비트코인으로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독일의 경우 비트코인을 개인들 간의 공식적인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기도 했고, 캐나다에서는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교환해주는 ATM 기기가 나오기도 했다.



Q. 한국은 정보 기술, IT 강국인데 왜 비트코인이 늦어졌나.
A. 그동안 비트코인을 관리하는 주체가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또한 대부분의 정보가 외국어로 되어 있어 국내에는 소개하는 사람이 적었던 것도 주요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Q. 비트코인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A.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했던 경우를 확인해 보면 추측할 수 있다. 먼저 올해 4월 유럽연합에서 키프로스에 구제금융을 주는 조건으로 예금에 세금을 매기도록 했을 때다. 당시 키프로스 은행에 돈을 맡긴 예금자들 중 일부가 비트코인으로 옮겨가면서 50달러에도 못 미치던 비트코인 가격이 200달러까지 올랐다. 이때 예금자들은 비트코인이 특정 국가의 통제를 받지 않아 자유롭게 금융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 안전자산이라는 점을 매력적으로 생각했다.
또 키프로스 사태 이후 한동안 200달러 아래에 머물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10월 말부터 오르기 시작해서 11월 중순에는 500달러에 육박했다.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인 바이두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할 수 있게 된 시기다. 중국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실수요가 발생하면서 가격이 상승한 경우다. 실제 사용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11월 18일 비트코인 가격 폭등의 원인이 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말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버냉키 의장은 비트코인 청문회에서 비트코인이 효율적인 지불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에 충분한 사용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비트코인의 관심을 높이는 원인이 됐다.

Q. 비트코인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비트코인을 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거래를 통해서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을 구입하는 경우와 채굴을 통해서 직접 비트코인을 버는 방법이 있다.
일단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거래소에서 돈을 지불하고 다른 사람의 비트코인을 구입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한국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을 통해 계정을 만들고 휴대폰 인증을 받은 다음 1%의 수수료만 내면 다른 사람의 비트코인을 구입할 수 있다.
채굴은 구입보다 훨씬 어렵다. 채굴이라는 것은, 전자 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한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서 비트코인 거래 기록을 암호화 하는 과정이다. 흔히 채굴을 두고 암호를 푼다, 혹은 복잡한 수학 문제를 푼다고 설명한다. 이는 암호화 하는 과정이 복잡한 산수나 수학 문제를 푸는 과정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10분 단위로 채굴 작업을 가장 빨리 한 사람에게 보상으로 25비트코인이 주어진다. 비트코인 채굴에는 복잡한 산수 풀이에 유리한 고성능 컴퓨터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일반인들도 비트코인 채굴을 할 수 있지만 고성능 컴퓨터를 갖추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일반인들이 채굴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Q. 비트코인을 거래할 때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나.
A. 한국에는 비트코인 정보가 아직 부족하다. 비트코인은 국가 간 거래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한국보다 외국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외국 정보를 잘 알고 거래를 해야 하는데 국내에는 비트코인에 관련된 외국 정보가 잘 소개되지 않는다. 사실 외국도 비트코인이 아직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정보가 많은 것은 아니다. 정보 부족은 리스크와도 연결돼 있다는 관점에서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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