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욱 오투잡 대표
오투잡 대표는 학생이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최병욱 대표(28)가 주인공. 최 대표는 오투잡을 "서비스나 재능을 거래하는 오픈마켓'이라고 정의한다. 누구나 하나씩 갖고 있는 재능에 가격을 매기고 웹이라는 공간에서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재능을 정말 사는 사람이 있을까 의구심이 들 법도 하지만 사이트가 문을 연 지 10개월만에 일일 평균 방문자 8000여명에 10월 기준 월거래액이 7000만원에 달할 정도다.
"지금 학교에 편입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전공책이 한 권에 3만~4만원씩 하는 거예요. 20살, 21살 학생들이 돈이 어디 있어요, 부모님께 돈 달라하기는 부담스럽고 이 수업을 들은 학생들 집에는 이 책들이 쳐박혀 있을텐데, 이걸 사고팔 수 있는 '장'이 필요했던 거죠, 그런데 아무도 안 만들었으니까 그냥 제가 만들게 됐어요."
편입 전 최 대표의 전공은 작곡.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하던 차에 고3 시절 잠깐 '미쳐서' 7개월동안 준비해 예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최 대표는 곧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을 깨달았다. 적응을 못해 한 동안은 매일 게임에만 미쳐 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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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시 최 대표는 티켓몬스터, 위메이크프라이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뻔한 경험도 있다. 소셜커머스 창업 붐이 일었던 때라 최 대표도 그 열기에 동참했던 것. 시작은 남들보다 빨랐지만 처음 하는 사업이다 보니 준비 기간이 길었다. 티켓몬스터와 한 달 차이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미 경쟁업체가 400곳이 넘어가는 상황. 영업력 없이는 버티기 쉽지 않았다.
그렇게 한 번의 아픔을 겪은 뒤 최 대표는 졸업 한 학기를 남겨 놓고 학교를 자퇴했다.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
그가 다시 '미쳤던' 건 주식투자다. 책 읽는 걸 끔찍하게 싫어하지만 그 때만큼은 주식과 경제에 관련된 책이라면 닥치는 대로 읽었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재미가 붙었고, 경영학과에 진학해 증권사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생각 역시 편입하고 한 학기를 다닌 뒤 '북장터'를 만들면서 깨끗이 사라졌다. 결국 처음 빠졌던 창업의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었던 셈이다.
"창업의 매력이요? 벤처하는 사람들이라면 다 같은 생각을 할 텐데요. 내가 만든 서비스를 누군가가 이용하고, 그게 그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 정말 행복해요, 예를 들어 북장터에서 중고책을 사면 서점을 가는 대신 누군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거잖아요. 그게 그 사람의 인생을 바꿀 지 누가 알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