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표 쌍용건설 현장소장(51·사진)은 한국 건설인 중 싱가포르 생활을 가장 많이 한 인물이다. 마리나베이샌즈호텔 수주의 공신인 안국진 싱가포르지사장과 누적 체류기간은 비슷하지만 연속 체류기간으로 따지면 한 소장이 좀더 길다.
한승표 쌍용건설 현장소장(51)이 싱가포르 ‘Yale-NUS 칼리지 프로젝트’ 사업장 내의 보호수종을 가리키며 "나무가 상전"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 소장은 "말레이시아인과 결혼한다고 했을 때 일가친척의 80%는 반대했지만 아버지가 응원해주셨다"며 "요즘 현장에 일이 많아 가족들이 국경을 넘어오는 역 기러기아빠가 됐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싱가포르에 20년 이상 머문 데 비해 한 소장을 거쳐간 현장은 손에 꼽는다. 세계 최고층 호텔로 기네스북에 오른 73층 래플스시티에서 처음 현장경험을 했고 1200병실 규모의 탄톡생병원, 창이 라이즈콘도, 센토사 오션프런트콘도와 W호텔이 전부다. 현장에 마지막까지 혼자 남아 하자·정산까지 처리하다보니 프로젝트당 4년 가까이 현장에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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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을 싱가포르에 있으면서 잔뼈가 굵은 그지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싱가포르에서 단 한 그루 있다는 생갈마호가니(Sengal Mahoganesis)와 5개 보호수목이 현장 중앙에 버티고 서 있어서다.
발주처 싱가포르국립대와의 계약에서 나무가 다치거나 죽으면 페널티를 받는 조항이 있어 타워크레인 위치를 공기와 나무의 생육을 고려해 이격하기까지 했다.
한 소장은 "나무를 피해 타워크레인을 설치하다보니 없어도 될 사각지가 생겼다"며 "수목관리사와 건설노동자 4명을 나무관리자로 둘 정도다. 한 마디로 나무가 상전"이라고 혀를 찼다.
싱가포르 ‘Yale-NUS 칼리지 프로젝트’ 의 한승표 쌍용건설 현장소장은 현장을 배경으로 촬영에 임했다.
한 소장은 "이미 학생들을 선발해 기존 싱가포르대학 건물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2014년 9월 정식으로 개교할 예정이어서 공기가 절대 늦어져선 안되는 현장"이라며 "양 명문대학의 특징을 잘 살려 목표대로 2015년 3월까지 모든 부문의 준공을 끝내겠다"고 의욕을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