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만원 '란도셀'가방 뭐기에…" 명품백팩 '新등골브레이커'로

머니투데이 이슈팀 최동수 기자 2013.11.2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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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新등골브레이커 ①] 일본 란도셀 아동용 가방 최고 115만원

일본에서 직수입하는 '란도셀' 가방 매장/ 사진=란도셀 판매업체 제공일본에서 직수입하는 '란도셀' 가방 매장/ 사진=란도셀 판매업체 제공


#초등학교 2학년 딸을 키우고 있는 이모씨(40·여)는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다 한숨을 쉬었다. 얼마 전 학교를 다녀온 온 딸이 가방을 사달라고 졸랐기 때문이다. 딸이 일본 만화에서 본 가방은 최고 100만원대에 이르는 '란도셀'이라는 일본 명품 가방이었다. 가격이 부담스러웠지만 다른 친구들도 이 가방을 메고 다닌다는 딸의 말에 어쩔 수 없이 하나 사주기로 마음 먹었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김모씨(44·여)는 보름 전 학부모 참관수업에 다녀온 뒤 고민에 빠졌다. 같은 반 아이들의 명품 가방들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혹시나 아들이 기 죽을까봐 하나 사주려고 김씨가 인터넷을 통해 같은 반 아이들이 메고 있던 명품 가방들을 살펴본 결과, 가격이 무려 70만원에 달했다.



최근 고가 패딩 브랜드인 '캐몽'(캐나다 구스+몽클레르)이 학부모들의 등골을 휘게 한다는 의미의 '등골브레이커'로 새롭게 부상한 가운데 초등학생용 명품 백팩(배낭형 가방)도 학부모들의 이에 못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아동용 명품 브랜드의 백팩 가격을 살펴보면 일본의 란도셀은 기본 40만원에서 최고 115만원에 달했다. 또 버버리 키즈는 4~14세 남·여아용 백팩 가격이 50만원~70만원대 수준으로 책정돼 있었다.



비교적 저렴한 닥스 키즈의 백팩은 12만8000원~13만8000원, 빈폴 키즈 백팩은 13만원~20만원 수준이었다.

란도셀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요즘 아이들이 만화를 보거나 영화에 나오는 것을 보고 사달라고 해 부모님들이 많이 문의하는데, 특히 여자 아이들을 둔 부모님들이 많다"며 "어머니들끼리도 경쟁도 붙어 자기 자식에게 더 좋은 것을 해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버버리 관계자도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백팩을 많이 찾고 있다"며 "고가의 제품이지만 새학기가 되거나 연말이 되면 아이들에게 가방을 선물해 주기위해 학부모들이 많이 찾으면서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가의 아동용 명품 백팩이 인기를 끌면서 이른바 '짝퉁' 제품들도 쏟아져 나오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한 아동용품 전문업체 관계자는 "짝퉁 업체들은 중국에서 재질이 좋지 못한 물건을 들여와 파는데, 원래 50만~60만원하는 가방을 모양만 거의 비슷하게 만들어 10만원대에 팔고 있다"며 "그런데 학부모 들은 10만원대 가방이 제대로 된 물건인 줄 알고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짝퉁 제품이 보이면 직접 신고를 하거나 법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짝퉁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모두 성숙한 의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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