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넥트 영화속 장면/사진=영화사 빅
다큐멘터리 '머더볼'(2006)로 주목 받은 헨리 알렉스 루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그의 카메라는 SNS 시대의 비극과 허상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던 어느 날 나체 사진을 보내 달라는 제시카 요구에 벤은 고심 끝에 이를 전송하고 이 사진은 삽시간에 트위터를 통해 퍼져나간다. 치욕을 느낀 벤은 목을 매고 제이슨은 극도의 불안에 빠진다.
디스커넥트 영화 속 한 장면/사진=영화사 빅
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은 '연결 중독' 증세이다. 일종의 '확인 강박'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대인들은 길을 걷거나, 식사자리에서, 심지어 운전을 하면서도 수시로 스마트폰을 꺼내 카카오톡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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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보안전문업체인 시큐어엔보이는 영국인 66%가 휴대전화가 없을 때 불안해 하는 증세를 나타내는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노모포비아는 휴대전화가 없을 때 느끼는 공포증이라는 뜻의 '노 모바일폰 포비아(no mobile-phone phobia)'의 준말이다.
스마트폰 상실, 이로 인한 연결 부재의 고독감은 더 큰 사회적 문제로 치달을 수 있다. 중고등학교 수업 중 스마트폰을 못쓰게 하는 것이 마치 "독방에 가둬 놓은 것 같다"며 호소하는 학생들의 말에서 그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류준영 기자의 팝콘사이언스
이에 따라 정신의학계에선 우리 아이들에게 전기와 인터넷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훈련을 지금부터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관광업계 무인도 상품이나 오지를 탐험하는 TV프로그램들이 이런 분위기를 재빠르게 반영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완전한 원시 휴가지를 제공하는 것을 미래 유망산업 중 하나로 꼽는 전문가들도 등장하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영화에서 보듯 '집단광기'이다. 무고한 사람을 자살로 몰아넣는 네티즌들 개개인은 착하고 온순하나 이들이 집단 속에 들어갔을 때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특히 이는 소수가 중요한 정보로부터 대중을 단절시킬 때 더 위험하게 나타난다.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는 저서 '호모 모빌리언스'를 통해 "플랫폼에 대한 적절한 규제와 투명성 보장, 네트워크 플랫폼 사업자의 윤리적 안전장치가 마련됐을 때 사이버세상의 역기능은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