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시대, 위기의 가정을 진단하다

머니투데이 김대현 솟맘경영연구소장 2013.11.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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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교육 에세이] 김대현의 긍정樂서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우리 사회가 재정적 위기상황에 봉착해 있다고 우려한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드물다. 미국의 한 경제학자는 "앞으로 약 10여 년간 가난하게 살 것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로지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라고 말하며 "10년의 불황을 극복하고 나면 연이어 약 30여 년간의 세계 대공황이 다시 시작된다"고 예견했다. 평생을 가난 속에서 산다는 얘기다. 사람들은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문제를 위기의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위기는 가정에 있다. 가정의 붕괴는 사회의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012년 발간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지금은 대공황이 진행 중이던 1933년과 같다"는 '평행이론'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가정의 수입원이 되었던 가장이 실직·정리해고·불의의 사고·지병 등에 걸리면 가정 파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가치가 최우선시 되고 모든 것을 지배하는 구조 속에서 현대의 우리 가정들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사회의 근간이 되는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가정이 재정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 가정경제를 수시로 진단하고, 줄일 수 있는 것들은 줄여야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기업연구소의 칼 진스마이스터(Karl Zinsmeister) 박사의 연구는 가정 붕괴의 악영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춘기 청소년의 80% 이상이 파괴된 가정의 아이들이었다. 자살하는 10대 청소년 4명 중에 3명은 부모가 없는 가정의 아이들이었다. 붕괴된 가정의 아이들 뿐만 아니라 결혼하지 않고 태어난 아이들도 급증하고 있다. 파괴된 가정의 비율은 폭력범죄율, 강력범죄율 등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무너지는 가정을 바로 세우려면 가정 붕괴의 요소를 극소화시켜야 한다. 개인보다 가족의 관계가 중요시 되었던 시대는 농경사회였다.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는 가정이 경제·교육·오락·사회활동 등의 중심지였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가정의 경제와 교육은 사회로 이관되었다. 직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아버지들은 가정에서의 역할이 축소되어갔다.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산업화로 멀어진 부부·부모·자녀 간의 거리는 더욱 골이 깊어졌다. 안방까지 침투한 TV와 컴퓨터는 가족들이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빼앗아갔다. 젊은이들은 점점 결혼을 회피하고 결혼한 가정도 쉽게 이혼하고 파경을 맞는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이혼율과 자살율의 증가를 핵가족화에서 찾고 있다. 가정생활의 부담과 스트레스는 증가하고 정서적인 안정은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모든 파괴는 물질적인 욕심에서 시작된다. 가정도 예외는 아니다. 물질적인 욕심을 채우려는 데서 오는 끊임없는 욕망을 억제하고 남이 가진 것만이 아니라 더 이상을 가지려는 욕심을 버리고 분수껏 덜 가지고 덜 먹고 사는 데서 자유와 행복을 찾는 법을 배워야 한다. 지금은 불황과 가난의 극복이 화두인 시대이다. 가계 경제 위기를 효율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계의 경제상황, 생애 주기별 계획, 가계 재무 목표 등에 탄력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소비, 생산적인 소비가 가능한 가계 소비문화를 정착시킨다면 위기의 가정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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