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산업클러스터를 활용하라](https://orgthumb.mt.co.kr/06/2013/11/2013110408443621847_1.jpg)
먼저 3대 지역산업단지를 보자. 이들은 중국 경제성장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최초의 산업단지는 1980년 전후 개혁개방과 심천특구건설을 계기로 형성된 광둥성(廣東省) 중심의 주장(株江) 델타단지. 덩샤오핑의 남순강화로 시장경제를 본격 도입한 주장모델로도 유명하다. 이는 외국회사가 재료(자본·기술·원자재)를 공급하면 중국노동력으로 부품을 조립가공, 완성품을 수출하는 내료가공(來料加工)모델이다. 자본과 기술이 없고 값싼 노동력만 풍부했던 시절, 노동집약산업중심으로 경제성장에 톡톡히 한몫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빠르고 편중된 성장은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양대 산업단지의 빠른 성장은 다른 지역과의 성장격차와 그에 따른 소득격차문제, 수출 강조에 따른 내수산업 위축, 환경오염 등 복잡한 문제를 야기했다. 이에 따라 2000년 이후 새로운 지역에서 내수 및 환경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했는데, 이에 따라 형성된 것이 세 번째인 환보하이(環渤海) 지역단지다. 베이징, 톈진과 허베이성(華北省), 산둥성(山東省)과 랴오닝성(遼寧省)을 포함한 화베이(華北) 경제권으로 자원이 풍부해서 향후 중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거란 기대를 받고 있다.
하이테크산업단지의 대표적 성공사례는 어딜까. 베이징의 중관촌과 랴오닝성(遼寧省)의 다롄(大連)단지를 꼽는다. 중관촌은 중국 최초의 하이테크산업단지로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린다. 1988년 설립됐으나 본격발전은 1999년 발표된 국무원의 중관촌 개발촉진계획 이후다. 1996~2011년간 기업수와 종업원수는 3,407개와 12만2000명에서 15,026개, 138만명으로 각기 5배와 10배 늘었고, 매출액은 304억위안(약 6조원)에서 1조9,646억위안(약 400조원)으로 65배 급증했다. 업종은 전자정보, 금융서비스, 엔지니어링, 바이오 등 다양한데, 전자정보산업이 총매출액의 47.3%로 압도적이다.
현재 중관촌은 중국혁신모델지구 및 중국 최초의 국가인재육성특구로 지정되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핵심은 인재확보. 2000년 리옌훙이 미국유학서 돌아와 중국 최대검색엔진 바이두를 설립한 것처럼 또다시 벤처붐을 일으키겠단 생각이다. R&D인원만 30만명, 지출액 315억위안(약 6조3000억)에 특허출원도 1만3,602건으로 중국최대다. 제2의 벤처혁신을 기대하고 있는 이유다. 1991년 설립된 다롄(大連)산업단지는 제조업이 아닌 지식산업단지다. GE, 마이크로소프트, HP, 소니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업체들이 대거 진출해있다. 또 매출액은 아직 중관촌의 10분의 1밖에 안되지만 글로벌시장에 그들만의 소프트웨어 브랜드를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해안가로 날씨가 온화한데다, 법인세 면제, 중국최초의 지적재산권 서비스센터설립 등 정부정책도 적극적이어서 향후 동북지방의 지식산업 메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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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중국내수는 매력적이지만 임금상승 등 중국 내의 기업여건은 만만치 않다. 현재 중국산업클러스터의 경쟁우위와 향후 정책을 꼼꼼히 검토,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가령 지식산업에 진출할 경우 중관촌보다 우대정책이 많은 다롄(大連)이 좋을 거라는 점, 반면 향후 혁신과 환경중시정책 때문에 외국기업에게 R&D센터설립, 환경오염배출장치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이 대표적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