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1대주주, 국감 중 외유성 출장 의혹"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2013.10.2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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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교문위 정진후 의원 지적

연합뉴스의 1대 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이하 진흥회) 이사회가 국정감사 기간에 '외유성' 해외출장을 떠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의원(정의당)은 "진흥회 이사회가 국감 기간 중인 지난 23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이사회를 두 팀으로 나눠 해외 6개국으로 외유를 떠났다"고 28일 밝혔다.

그는 이어 "진흥회는 이 과정에서 연합뉴스 현지 지사와 특파원에게 가이드 추천과 각국 대사관 방문을 비롯한 외부인사와 일정 주선을 요구했다"며 "사실상 연합뉴스 지사 직원과 특파원의 의전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이 공개한 출장협조 공문에 따르면 진흥회 이사회는 A팀(이사 3명 감사 1명), B팀(이사장, 이사3명)으로 나눠 A팀은 인도 뉴델리, 베트남 하노이, 일본 도쿄로 10일간의 일정으로 출장을 떠났다. B팀은 호주 시드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국 베이징으로 같은 기간 동안 출장을 떠났다.

진흥회 측은 연합뉴스의 뉴스서비스에 대한 해외 고객사의 이용실태 및 만족도 조사와 해외 뉴스통신사의 현황조사를 위해 해외출장을 떠난다고 했지만, 출장일정은 A팀과 B팀 모두 대사관 방문, 오찬 및 만찬, 자유일정(관광일정) 등 출장목적과는 관련이 없는 일정 위주로 짜여 있으며 해외 통신사 방문은 각각 10일 간의 일정 중 3회에 불과하다.



정 의원은 "국정감사 피감기관인 연합뉴스의 1대 주주인 진흥회가 국감 기간을 피해 해외출장을 떠나는 것도 문제이지만 출장 내용도 '외유성' 여행 의혹이 짙은 점이 더 큰 문제"라며 "일정을 보면 현지 통신사나 대사관을 방문하는 정도이지 애초 목적인 '해외 고객사의 이용실태 및 만족도 조사, 해외 뉴스통신사의 현황조사'와는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뉴스통신진흥회는 지난해에도 두 팀으로 나눠 프랑스, 스위스, 영국, 미국 워싱턴, 뉴욕, LA, 멕시코로 해외출장을 떠난 바 있다. 진흥회 이사의 임기는 3년으로 이 기간 동안 진흥회 이사들은 해외출장 명목으로 세계일주를 하는 셈이라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진흥회의 외유성 해외출장으로 연합뉴스 내부 직원들도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노동조합은 "지난해 이들의 의전을 담당했던 한 특파원은 적극 협조하라는 지시가 회사로부터 있었다. 그들이 와서 하는 것이라곤 현지 통신사나 대사관 한번 방문했다가 술 먹는 게 일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고 정 의원은 전했다.


이사장을 포함해 정규 직원이 4명뿐인 뉴스통신진흥회는 연합뉴스로부터 매년 운영비 전액인 15억여 원을 지원받고 있다. 또 임시직 운전기사를 채용해 업무용 차량까지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합뉴스로부터 모두 15억9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정 의원은 "뉴스통신진흥회에 대한 연합뉴스의 지원금은 인건비 및 운영비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사진들의 해외출장비도 이 운영비에서 지급되었다"고 밝혔다.

뉴스통신진흥회는 연합뉴스 1대 주주로 2005년 11월 4일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비영리특수법인으로 설립됐다. 뉴스통신진흥회의 목적은 연합뉴스의 독립성과 공정성 보장을 목적으로 하며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와 비슷한 위치를 지니고 있다.

정 의원은 그러나 "뉴스통신진흥회는 매년 국감을 받는 방송문화진흥회와 달리 설립 후 지금까지 국정감사를 받은 적이 없으며, 올해 국감에는 연합뉴스의 국감 업무보고 일정을 끼고 외유성 해외출장까지 떠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뉴스통신진흥회에서는 '아태지역 뉴스통신 연합기구(OANA) 회원사로 협조방안 논의와 연합뉴스 경영평가를 위해 해외출장을 떠났으며, 해외출장은 미리 일정이 짜인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뉴스통신진흥회는 연합뉴스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는 목적과는 달리 정권의 눈치를 보며 연합뉴스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침해해왔다"며 "설립 후 지금까지 한 번도 국정감사을 받지 않은 채 베일에 휩싸여 있는 뉴스통신진흥회에 대한 투명한 감사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뉴스통신진흥회가 연합뉴스에 보낸 출장 협조 공문<br>
/자료=정진후 의원뉴스통신진흥회가 연합뉴스에 보낸 출장 협조 공문
/자료=정진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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