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 한국에는 아줌마가 있죠"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3.10.2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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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강소기업]⑮클레이 애니메이션 전문업체 H컬쳐 홍석화 대표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H컬쳐 사무실. 이곳 한 켠에선 클레이 애니메이션 작업이 한창이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손으로 직접 만든 인형을 조금씩 움직여 카메라에 담은 후 하나의 영상으로 완성시키는 고난이도 애니메이션이다. H컬처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가장 잘 알려진 클레이 애니메이션 제작업체다.

홍석화 H컬쳐 대표홍석화 H컬쳐 대표


지난 17일 H컬쳐 사무실에서 만난 홍석화 대표(사진)는 사무실 이곳저곳에서 진행 중인 클레이 애니메이션 작업 현장을 생생히 소개했다.



H컬쳐의 대표 작품은 '코드네임 아줌마'(Codename Azumma). 2009년 홍 대표의 손에 만들어진 '뽀글이' 파마와 '몸빼' 바지를 입은 아줌마 캐릭터는 올해 미술 교과서에 실릴 만큼 인기 캐릭터로 인정받고 있다.

홍 대표는 아줌마 캐릭터에 대해 "캐릭터를 구상하다 제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인 어머니를 떠올렸다"며 "한국에서는 누군가의 엄마, 외국에서는 개성 강한 캐릭터로 인식돼 다양한 세대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최근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거장 윌 빈튼(Will Vinton)과 미국 포틀랜드에 코드네임 아줌마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윌 빈튼은 클레이 애니메이션 창시자로, 여러 편의 극장용 장편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바 있다.

홍 대표가 윌 빈튼 감독과 인연을 맺을 수 있던 이유는 특유의 부드러운 성격과 발 빠른 추진력 덕분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에 한계를 느꼈던 홍 대표는 2004년 SICAF(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윌 빈튼 감독에게 코드네임 아줌마의 링크주소를 이메일로 보냈고, 한 걸음에 미국으로 건너가 프로젝트에 나섰다.


이후 윌 빈튼 감독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해외 전문가 초청 교육 지원사업으로 한국을 방문해 홍 대표에게 클레이 애니메이션 노하우를 전수했다.
"원더우먼? 한국에는 아줌마가 있죠"
홍 대표는 "윌 빈트 감독에게 전수받은 기술은 H컬처의 작품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지금은 최고의 사업 파트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현재 H컬쳐가 준비 중인 작품은 코드네임 아줌마외에도 모바일용 슬랩스틱 애니메이션 '붕가 딩가', 세계문화유산 프로젝트 '월드 헤리티지' 등이 있다.

특히, 세계 26개국의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클레이 애니메이션 월드 헤리티지는 H컬처가 기획을, 세계 유명 제작사들이 제작과 마케팅을 맡으면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영상 마켓 'MIPCOM'에서도 해외 바이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홍 대표는 월드 헤리티지와 관련, "전 세계 900여 개의 문화유산을 애니메이션으로 담아 훗날 테마파크까지 만들고 싶다"며 "우선 애니메이션과 더불어 다양한 MD(머천다이징)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드네임아줌마'는 뉴욕에 살고 있는 전직 체조선수 아줌마를 주인공으로 한다. 전 세계 유명 래퍼 가수, 아이돌 스타 등이 공연도중 납치당하자, 악당을 잡기 위해 아줌마가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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