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병사제도 폐지, 위문열차도 '직격탄'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김건우 기자 2013.10.1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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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가수 섭외 난항.."군 사기진작 위해 예산확대 등 현실적 대안 필요"

16년 만에 홍보지원대원(이하 연예병사) 제도가 폐지된 이후 군사기 진작을 위해 만들어진 위문열차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연예병사 소속사를 통해 이뤄지던 연예인 섭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다, 해마다 예산마저 줄어들면서 '별 볼일 없는' 행사로 전락하고 있는 것.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석현 의원(민주당)이 국방부에서 제출받은 '2010~2013년 위문열차 출연료 지급 현황'에 따르면 연예병사제도 폐지 이후 위문열차 출연 가수 섭외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1일부로 연예병사제도가 폐지된 후 위문열차에 출연한 연예인들을 살펴보면 군인들에게 인지도가 낮은 연예인으로만 섭외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위문열차는 국군방송이 각 부대를 순차적으로 방문해 공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국방부는 올 6월까지만 해도 더씨야, 달샤벳, 나인뮤지스 등 군인들에게 비교적 인기가 높은 여자 아이돌 가수들을 주로 섭외해 왔다. 그러나 SBS '현장21' 방송 이후 연예병사 존속 논란이 시작되면서 유명 연예인 섭외가 꽁꽁 얼어붙었다.
연예병사제도 폐지, 위문열차도 '직격탄'


구체적으로 7월 25일 공군 제18전투비행단 공연은 오로라, 비피팝, 하트래빗걸스, 스텔라, 혜나 등이 출연했고 31일 육군수도군단 공연은 스카프, 베스티, 플래쉬, 투아이즈, 타이티, 연지후 등이 섭외됐다.



또한 7월~9월 1일까지 열린 총 8회 공연에 54개 팀의 가수가 출연하는 동안 9월 16일 미 2사단 공연에 달샤벳, 크레용팝, 사랑과 평화 등이 출연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인지도가 낮은 가수들이었다.

이 같은 가수 섭외 난항의 가장 큰 원인은 연예병사제도 폐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국방부는 위문열차 가수 섭외와 관련해 연예병사 및 그들이 속한 소속사를 적절히 활용해 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출연료가 워낙 낮아 유명 연예인을 섭외하려면 연예병사가 소속된 기획사에 섭외를 부탁해 왔던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연예병사제도 폐지 이후로는 낮은 출연료만으로 유명 연예인을 섭외하다보니 섭외가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부족한 예산도 걸림돌이다. 현재 위문열차 1회 공연에 지출되는 전체 연예인 출연료는 800~1000만원 수준이다. 다수의 유명 연예인을 섭외해 출연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연예인 입장에서 회당 100~200만원의 출연료는 행사에 참여하는 기회 비용 등을 따져 볼 때 사실상 공짜 출현에 가깝다"며 "위문열차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국군방송 위문열차 공연 모습/사진=이기범 기자국군방송 위문열차 공연 모습/사진=이기범 기자
일각에서는 국민 여론상 연예병사제도 부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국방부가 관련예산확대 등 현실적인 위문열차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국토방위에 젊은 장병들이 고생이 많은데, 이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위문공연시 다양해진 장병들의 취향을 고려 해 초대가수 선정, 프로그램 개발 등에 적극적으로 반영함으로서 실질적인 위문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7월 18일 연예병사제도를 폐지키로 결정했다. 연예병사 15명 전원은 지난 8월 1일 재분류된 부대에 재배치됐고, 이들이 출연했던 국군방송 위문열차 공연에는 외부 민간 출연자들이 섭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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