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 쓰는 게 어렵지는 않아요. 하도 많이 쓰다보니 이제 '달인'이 됐거든요. 시간을 재면서 인·적성검사 문제 풀듯이 쓰다보면 소개서 5개를 2~3시간에 끝낼 수 있어요."
박씨는 "이번주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가 대부분 끝나는 게 더 아쉽다"며 "주변 친구들을 봐도 더이상 지원할 기업도 없다며 '멘붕'(멘탈붕괴)을 토로하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SSAT는 지난 13일 치러 아직 합격자 발표도 나지 않았다. 하지만 박씨는 "불합격하면 어쩔 수 없지만 합격했을 때 준비에 나서면 너무 늦다"며 "게다가 지금 알아보지 않으면 특강을 들을 기회도 얻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면접특강반에 들어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면접은 클래스당 4명에서 최대 30명의 소수 정예로 진행돼 선착순 마감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다. 특강 개설 정보를 얼마나 빨리 얻어 신청하느냐도 경쟁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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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기업별 면접특강은 3시간씩 4회에 걸쳐 진행된다. 지원하는 기업의 인재상이나 면접스타일에 대한 정보를 주고 지원자의 이력서를 토대로 스토리까지 구성해준다. 표정이나 시선처리, 발음훈련에 모의면접까지 진행된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약 30만원. 수강인원이 적으면 비용이 40만원까지 늘어난다.
"지난해에는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어 혼자 준비했는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나만 뒤처지는 것같은 느낌도 들었고요. 그래서 올해 상반기부터는 투자하는 셈치고 특강을 찾아다닙니다. 비용부담이 커서 주요 기업 2~3개 인적성검사 시험과 면접 대비 특강을 들었어요."
인터넷 취업커뮤니티에서 취업정보를 찾는 것도 박씨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다. 괜찮은 인터넷 강의사이트나 정리가 잘된 책정보를 찾아보고 숙지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어느새 박씨의 '취업준비' 하루가 지나갔다. 잠들기 전 달력을 보니 그의 입에선 한숨이 나왔다. 내일도 하루 24시간을 쪼개 취업준비에 매달려야 한다.
"내가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일단 취업은 해야 하니까 이것저것 해보지만 이게 정말 내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어요. 그냥 취업준비 기계가 된 느낌도 들어요. 그래도 합격만 할 수 있다면…. 못할 게 뭐 있겠어요."
내일은 몇몇 기업의 2, 3차 전형 합격자 발표가 있는 날. 과연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잠이 오지 않는다. 박씨는 "시간과 돈만 쏟아붓다 끝나지는 않을까 그게 제일 걱정"이라며 애써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