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맨 공정위? 관련 변호사·로펌에 일감 몰아줘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13.10.1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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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 "공정거래 담당 공정위의 소송 몰아주기 충격적"

기업의 일감몰아주기를 규제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작 소속 자문위원이나 강사 등 자신들과 관련 있는 변호사들에게 외부 위임 소송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공정위가 국회 정무위원회 강석훈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에 따르면 공정위는 제도 개선이나 의견 수렴을 위한 자문기구로 경쟁정책자문단, 표시․광고 자문위원회 등을 두고 있는데 현재는 9개 분야에 100명이 위촉되어 활동 중이다. 그리고 공정거래 분야의 전문 변호사들(2010~2012년 사이 12명)을 강사로 초빙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정거래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공정위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외부에 위임해 진행한 소송 348건 중 44%에 해당하는 154건을 이 변호사들이나 이들이 소속된 로펌, 전직 직원이 소속된 로펌에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송을 위임받은 관계인과 소속로펌 중 상위 5개사의 수임 건수는 85건으로 몰아준 소송의 59%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몰아준 소송 154건은 전부 수의계약으로 진행해 도를 넘은 호의를 제공했다고 강 의원측은 지적했다.



공정위는 올해 국정감사를 코앞에 둔 지난달 말에 갑자기 '공정거래위원회 소송사건 변호사 선임 등에 관한 규정'을 신설해 뒤늦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규정의 내용에는 폭넓은 예외조항을 두어 공정위가 얼마든지 지금과 같은 형태로 소송을 입맛에 맞게 위임할 수 있도록 돼 있어 공정위가 우선 국정감사를 피하고 보자는 꼼수로 만든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강 의원은 지적했다.

강 의원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 존재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처럼 자신들과 관련 있는 변호사나 로펌에 소송을 몰아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라며 "뒤늦게라도 관련 규정을 만들었다고 하니 이 규정을 통해 소송 위임이 투명하게 이뤄지는 지를 계속 확인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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