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폐업' 등으로 공공의료 역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올해, 그가 세상에 내놓은 해답은 보건, 의료, 복지를 연계한 '301 네트워크'다. 지역사회의 극빈층 관리 체계를 단순한 복지 문제에서 보건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실험이다.
권 원장은 "지금까지는 사회복지사들이 병원에 환자를 보내려고 해도 행정적 부담 때문에 선뜻 나서기 힘들었다"며 "병원들이 환자의 의료비 보증을 사회복지사들에게 서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복지사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일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썼다"며 "행정적 부담을 모두 병원에서 지는 것은 물론 신고 절차 역시 단순화해 문턱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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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의 부담을 낮추자 의료 사각지대에 있던 극빈층 환자 의뢰가 병원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당뇨 관리를 못해 쇼크 상태까지 왔던 한 할머니, 근력이 약해져 거동조차 못하는 한 할아버지 등 병원 인근 주민센터, 보건소 등에서 신청된 것만 지난 4월 이후 100여건에 이른다.
저소득층 환자들이 직접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아오기도 했다. 병원 문턱이 높아 치료는 엄두도 못 냈던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시의 무료간병 사업, 민간 펀드 등을 활용해 이들의 의료비 부담을 덜고 있다.
권 원장의 바람은 301 네트워크를 하는 병원이 서울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퍼지는 것이다. 그는 "지역 공동체에서 벗어난 공공병원은 생존의 의미가 없다"며 "저소득층을 위한 프로그램 뿐 아니라 지역 시민을 위한 건강 식단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