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압도하는 기대감

머니투데이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 2013.10.0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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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


글로벌 경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지표 중에 PMI 제조업지수라는 것이 있다.

Purchase Manager’s Index의 줄임말로 제조업체의 구매관리 담당자에게 향후 경기와 관련된 몇 가지 설문을 실시하고 이 결과를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인 50을 중심으로 초과 때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우위에 있는 것으로, 하회 때는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단순한 설문조사의 결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제조업체에서 구매업무를 담당하는 책임자급 인사들의 의견이 수렴된 지표인만큼 실제로 산업생산이나 수출액과 같은 실물지표에 뚜렷한 선행성을 가진다. 증시에서도 실물경기 흐름에 선행성을 보인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강한 영향력을 지닌 지표 중 하나다.



얼마 전 9월 글로벌 PMI 지수가 발표됐다. 이는 전세계 32개국의 PMI 지수를 종합한 결과인데, 종합지수가 51.8로 기준선인 50을 상회하며 향후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우위에 있음을 나타냈다. 지난 8월에 비해서도 오히려 0.2포인트 상승한 결과를 나타내며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임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필자가 '오히려'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PMI 지수가 집계된 시점이 8월 후반에서 9월 초로,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와 정부 예산안 협상 및 부채한도 증액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즉, 기업의 심리를 위축시킬 만한 이슈들이 산재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PMI가 상승세를 지속한 것은 결국 리스크 요인이 야기하는 부담감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상회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국가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PMI 레벨 상위권의 국가들은 여전히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들이 차지하고 있다. 총 17개 선진국의 PMI는 평균 52.7로 기준선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반면 신흥국들의 PMI 수준은 50.7로 겨우 기준선을 넘어선 정도다.

그러나 변화 속도에 있어서는 사뭇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PMI 지수의 상승 속도가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신흥국들은 비록 낮은 레벨이기는 하지만 회복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선진국들의 월간 변화 수준은 평균 +0.06포인트인 반면 신흥국은 +0.7포인트로 확연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사실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현재 글로벌 증시에 있어서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둘째, 여전히 기준선을 상회하고 있는 선진국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선진국 증시 또한 주도적인 위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신흥국 PMI의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모멘텀 측면에서는 신흥국 증시가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PMI 역시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KOSPI 2000선에서 첫 고비를 맞고 있는 국내 증시 역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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