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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관찰? 사람 변화시키는 일…소통 필요"

머니투데이 김정주 기자 2013.10.08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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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터뷰]김용성 서울보호관찰소 관찰과장

김용성 서울보호관찰소 관찰과장/사진=이동훈 기자김용성 서울보호관찰소 관찰과장/사진=이동훈 기자




"보호관찰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입니다. 사람의 내면을 변화시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찰관의 몫이죠. 이 일을 '형사정책의 꽃'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김용성 서울보호관찰소 관찰과장(55·사진)은 자신의 업무를 이렇게 설명했다. 전문적인 상담과 각종 후원, 취업알선 등을 통해 보호관찰 대상자를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관찰관의 역할이라고 김 과장은 말한다.

보호관찰제도는 범죄인을 수용시설에 구금하지 않고 사회봉사명령이나 수강명령 등 일정한 의무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자유로운 생활을 하도록 허용하면서 관찰관의 지도·감독을 받게 하는 형사정책 제도다. 대상자가 안정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 재범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 1989년 제도가 도입된 이래 현재 전국 56개 보호관찰소의 직원 1519명이 4만9000여명의 대상자를 담당하고 있다.



서울에서 관리하는 대상자 2259명 중 66%를 차지하는 성인범 가운데 대다수는 가정폭력이나 음주운전범 등 경미한 범죄자다. 살인이나 성범죄를 저지른 중범죄자는 81명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들 중범죄자에게 전자발찌 부착명령이 내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보호관찰소 이전을 요구하며 집단 농성을 벌이기도 한다. 지난달 성남 분당에서 벌어진 성남보호관찰소 이전 시위도 같은 맥락이다. 학교가 밀집한 지역에 흉악범이 드나들어 학생과 주민들의 안전이 취약해진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김 과장은 이에 대해 "보호관찰소로 인해 범죄가 늘어난다는 건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보호관찰소를 범죄자 수용시설로 착각한 주민들의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보호관찰소 덕분에 오히려 범죄가 억압되는 측면이 있다"며 "대상자들은 이 곳에 좋아서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주변에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보호관찰소가 있는 동대문구 휘경동 일대에는 보호관찰소가 생긴 이래 대상자가 저지른 범죄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김 과장은 개선 가능성이 있는 대상자들에게 더불어 사는 방법을 알게 하는 것이 보호관찰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보호관찰소가 산 속에 있다면 교통문제로 대상자들의 민원이 생길 것"이라며 "단절감과 소외감을 느낀 대상자들이 불만을 억누르지 못하고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랜기간 직접 대면하며 관리하다보니 대상자들과 인간적인 유대감이 생기기도 한다. 김 과장은 얼마전 아찔한 일을 겪었다. 지난 추석연휴에 그가 관리하는 전자발찌 대상자의 전자신호가 사라져 비상이 걸린 것. 관찰관들을 소집해 겨우 찾은 대상자는 자살을 시도하려고 했다. 김 과장은 상습 알코올중독자였던 그의 얘기를 한참동안 들어줬고 정신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했다.

"대상자들의 상당수는 대화상대가 없습니다. 세상과 소통이 필요한 이들에게 법적 잣대만을 들이대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요. 동반자적 관계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관찰관 1인당 200여명의 대상자를 관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대감을 쌓는 일은 쉽지 않다. 업무가 과중해 친밀감을 형성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김 과장 역시 인력확충을 시급한 문제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보호관찰 인력은 범죄와 직결된 부분이라 적절한 확충이 필요한데 국민들은 그 필요성을 잘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무엇보다 가장 힘든 부분은 관찰소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이다. 김 과장은 "관찰소가 기피시설로 인식돼 있어 덮어놓고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며 "법무부 차원에서 보호관찰의 역할을 홍보해 지역주민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보호관찰소는 국민과 함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사회 안전망 구축의 최전선에 있는 곳에 대해 국민들이 잘 알 수 있도록 소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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