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이하 채권 꺼리는데 동양證만 예외였네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2013.10.0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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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어려움에 처한 동양증권이 유독 신용등급 'BBB+' 이하 비우량 회사채를 많이 취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물량 외에도 비우량 회사채를 많이 취급했던 것.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이 올해 인수한 회사채 중 BBB+ 등급 이하 물량은 2100억원 상당으로 전체 증권사 중 가장 많았다. 이는 올해 동양증권의 회사채 인수물량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동양 계열사 회사채를 모집주선한 물량까지 더하면 인수금액은 두 배 이상 늘어난다.



/자료제공=KDB대우증권/자료제공=KDB대우증권


동양증권이 발행 주관한 회사채 중 BBB+ 등급 이하의 비율도 전체 발행 주관 회사채의 36%에 이른다. 올 들어 지난 7월 중순까지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된 BBB+급 이하 채권이 전체 발행 채권의 7%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비중이다.

지난해부터 STX와 웅진그룹 등 BBB+ 이하 기업들이 고금리를 앞세워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위기상황이 잇따라 발생하며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증권사들은 'BBB+' 이하 회사채는 사실상 인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동양증권은 지난 1월 동부(BBB), 동부팜한농(BBB+)의 회사채를 250억원 상당 인수했고 지난달까지 4차례에 걸쳐 두산건설(BBB+) 물량 800억원 가량을 인수했다. 지난 3월에는 'STX팬오션15'(BBB+)를 450억원 가량 인수하기도 했다. 발행주관도 겸했다.

대형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설마 무너질까 했던 기업들이 실제로 위기를 겪으며 BBB+ 등급 이하 회사채를 주관하거나 인수하는 것은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라며 "최근 들어서는 A등급 투자까지 꺼리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동양증권은 투기등급인 계열사 회사채까지 대거 인수해야 했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은 지난해 말 이미 BB+ 이하인 '투기등급'으로 지정돼 올 들어 기관투자자 수요가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동양증권이 계열사 발행 회사채 물량 중 50%에 달하는 2880억원 상당을 인수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고위험 회사채를 맡아 얻게 되는 수수료 수입은 짭짤했다. 동양증권은 올 상반기 동양시멘트 17차와 18차, 동양 264차, 265차, 266차 등 계열사 회사채 5종목의 모집주선에 주선자로 참여하며 업계 전체 모집주선 수수료의 46%이상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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