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메디톡스는 호주에서 임상2상 시험을 마쳤고, 기존 물질의 효능을 개선한 신약이어서 기술수출이 최종 제품 판매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임상3상도 긍정적…판매계약 이어질 듯=차세대 보톡스는 실온에서 액체 형태로 보관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기존 보톡스는 동결 건조를 통해 섭씨 4도 이하에서만 보관해야 하고, 사용 시 식염수와 혈청을 타는 등의 불편이 있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중 앨러간 주도하에 미국과 유럽 임상3상 시험에 진입할 것"이라며 "호주에서 진행된 임상2상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추정하면 임상3상 시험 성공확률은 90%이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단 계약금 부분을 뺀 나머지 마일스톤은 임상시험이 늦어지면 덩달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마땅한 대안도 없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번 계약이 '앨러간의 경쟁제품 죽이기' 전략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앨러간은 보톡스 최초 개발사로 현재 전 세계에서 시장 점유율이 76%에 달한다. 메디톡스가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보톡스는 앨러간에게는 강력한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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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기술계약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거쳤다"며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순 없지만 경쟁제품 죽이기 리스크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 기술수출 전환점 만들 듯=메디톡스 이전에 1억 달러 이상 기술수출 계약이 이뤄진 것은 모두 6차례. 이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2007년 동화약품와 미국 P&G사가 체결한 골다공증치료제 기술수출 계약이다. 당시 총 계약금은 5억1100만달러였다.
하지만 2010년 P&G가 전문의약품사업부를 매각하면서 이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권을 동화약품에 다시 반납했다. 총 계약금액 중 동화약품이 받은 돈은 계약금을 포함해 70억원에 그쳤다. 결국 이 신약 후보물질은 개발이 중단됐다.
2007년 LG생명과학이 길리어드사에 기술수출했던 C형 간염 치료제 후보물질의 미국 임상시험도 2010년 중단됐다. 총계약규모는 2억달러였지만 LG생명과학이 얻은 수익은 2300만달러 정도였다. 임상중단 이유는 부작용 탓이었다. LG생명이 직접 개발했더라면 이 문제를 보완해 개발을 성공리에 끝낼 수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기술수출이 중도에 무산되면 실패한 신약이라는 꼬리표가 달린다"며 "새롭게 기술수출을 하려해도 두 번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임상시험 초기 단계에서 기술수출이 이뤄지면 계약조건도 불리해지고 성공 가능성도 낮다"며 "최대한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에서 계약을 하는 것이 기술수출의 노하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