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재경 NH농협증권 FICC팀장
과당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 전통적 수익기반의 붕괴, 국내시장에 한정된 상품과 서비스 등 과제는 산적해 있는데 그 해법은 묘연하기 짝이 없는 게 현실이고 그러다 보니 업계 종사자들이 자연스럽게 위기의식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증권사의 위기 한 가운데서 그나마 선전하고 있고 그래서 더욱 업계에서 기대를 받고 있는 분야가 FICC(Fixed Income, Currency & Commodity)다. 사업의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짧은 기간 동안 그것이 사업의 근원적 잠재력에서 비롯됐던, 시장환경이 FICC가 성장하기에 적합한 생태계를 조성했던 간에 FICC 비즈니스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건 사실이다.
공장의 자동화된 조립라인처럼 신용파생상품 비즈니스는 외국계금융기관-FICC-유동화-신탁-고객에 이르는 자동화 조립라인을 타고 리먼브라더스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크레딧 스프레드(Credit Spread)의 급등세를 자양분으로 지난 몇 년간 호시절을 구가해 왔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국내외 주요 Reference Entity Credit Spread의 가파른 축소, 국내 저금리 추세의 중단 내지는 혼조, 신용파생상품 연계상품에 대한 주소비층의 구매력 약화에 금융당국의 규제 등이 가세해 신용파생상품 비즈니스는 내일을 기대하기 어려운 국면에 진입했다. 다른 형태의 수익모델의 보완이 없는 한 증권사 FICC의 수익성이 약화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시야를 돌려보면 이러한 위기의식은 애초 'FICC 비즈니스 = 신용파생상품 비즈니스'라는 등식에 업계 전체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익숙해져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반성의 소지를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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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원적으로 FICC 비즈니스는 신용파생상품이라는 특정 기초자산으로 한정하기에는 너무나 해야 할 게 많은 분야고 개척하기에 따라서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분야다.
'FICC=CDS 또는 FICC=DLS'라는 등식을 깨는 일이야 말로 이 사업의 출발점이자 향후 이 사업이 증권사의 지속가능하고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안착하느냐를 판가름 짓는 기준이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