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부터 동양증권과 함께 동양생명과 동양자산운용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시작했다. 동양그룹이 이번 주부터 이달 말까지 약 일주일간 생사의 갈림길에 선 만큼 비상대응체제에 들어간 셈이다.
당장 문제는 없지만 소비자 불안과 동요를 해소하는 게 우선이다. 동양생명은 보고펀드가 최대주주(57.6%)로서 동양그룹의 지분은 3% 정도다. 동양생명의 동양그룹 익스포저(대출, 지급보증 등 위험노출액)도 300억원 미만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은 이달 말까지를 동양그룹의 최대 고비로 본다. 추석 명절에도 당국의 관련 부서가 전원 출근해 동양그룹 부도시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과 대응방안 등을 이미 수립했다.
동양그룹 본사 전경/머니투데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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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관계자는 "그나마 여신이 가장 많은 우리도 ㈜동양과 동양시멘트만 거래 중"이라며 "기업어음(CP)이 대부분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파이낸셜대부 등에서 발행되고 있는데 신규 지원을 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동양그룹 5개 계열사가 발행한 CP와 전자단기사채 등은 1조1000여억원이다. 회사채를 포함하면 2조원 가까이 된다. 이중 오는 30일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890억원, CP는 1500억원에 육박한다. 금융권 안팎에 따르면 현재 내부 유동성으로는 결제가 쉽지 않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진작 구조조정을 했었어야지 때가 늦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금융시장과 일반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파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동양그룹이 부도나도 금융계열사에는 영향이 미미하다"며 "동양증권 등도 보유자산은 거의 없고 투자자 재산 대부분을 제3의 기관에 맡기고 있어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CP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금융당국은 약 1만5000여명의 개인투자자들이 5000억원의 CP를 사들인 것으로 추산한다. 금감원은 동양증권 등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핀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