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호 "내가 친이계라 4대강 감싼다고?"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13.09.03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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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의원을 말한다]새누리당 '4대강 사업 진상조사' TF 위원장 · 국토위 간사

2013.08.22 강석호 의원 인터뷰2013.08.22 강석호 의원 인터뷰


"4대강 사업에 문제가 있으면 밝혀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은 맞는 말이에요. 문제는 원칙적인 말인데 정부 부처까지 거기에 따라 줄을 서서 (문제를) 벌이고 크게 만들기 때문이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이자 새누리당 4대강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강석호 의원. 4대강 문제에 대한 그의 입장은 분명했다. 비판할 건 하더라도 정치적인 배경이 작용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말에는 4대강과 관련한 최근의 논란이 상당히 정치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사실 4대강 사업은 강 의원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같은 새누리당 정권이긴 하지만 지난 정부 때의 일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제대로 짚고 넘어가겠다"며 각을 세울 정도다.

그럼에도 강 의원이 '4대강 수비'에 깃발을 든 데는 좀 더 깊은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주요 사업들이 문제 사업으로 전락해 버리는 한국의 정치 현실에 대한 우려다. 그가 한국 정치가 극복해야 할 핵심적인 과제로 '대통령 단임제'를 꼽는 이유기도 하다.



◇부담에도 총대 멘 이유는= 강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 대비해 4대강 사업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논리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대부분 마쳤다고 전했다. TF 차원에서 논의를 마치고 현재 분야 별로 자료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앞으로 국회 차원에서 여당과 야당이 함께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4대강 사업에 대한 의혹을 해소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4대강 사업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확고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포항 출신의 '친이(이명박 전 대통령)계'라는 정치적 배경을 주목한다. 전 정권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사업을 현 정권이 선긋기에 나서자 여당 내 친이계 의원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 의원은 이런 분석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친이계가) 박근혜 대통령을 욕되게 한 점은 없다. 더 나아가 이제 친이, 친박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단임제의 부작용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했다.


강 의원은 "다음 정부 역시 전 정부의 사업이라도 타당성이 있고 필요한 것이라면 국익을 위해 그 사업의 취지를 살려가야 한다"면서 "터무니없는 근거로 공격하는 측의 주장에 부화뇌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무조건 4대강을 감싸려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강 의원은 "4대강 사업도 (MB정권이) 금강과 낙동강 등 일부만 하고 나머지는 다음 정권에 넘겨주면 되는데 22조원이 넘는 사업을 한꺼번에 하려는 욕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막강 친화력, 상생의 정치로= 여야, 계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과 어울리는 친화력이야 말로 강 의원이 친이·친박 논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힘이다.

강 의원은 "국토위에서 여야 가리지 않고 자주 만나고 또 상당히 친하게 지낸다"면서 "더 큰 물에서도 통할까 아직 미지수지만 강석호 의원하면 여야에서 모두 술 잘 먹고, '사나이다' 이런 소리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하고자 하는 정치도 '여야 상생'에 있다. 그는 "앞으로 원내대표나 당대표 등의 중임을 맡게 되는 기회를 갖게 될지 모르지만, 하게 된다면 상생하는 정치를 보여주고 싶다"면서 "결국 우리 정치도 상생하는 정치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정국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나서 야당의 요구를 대범하게 수용하는 '통 큰 정치'를 주문했다.

강 의원은 "(여야가)대통령과 3자회담이나 2자회담으로 만나 민생현안을 비롯해 꼬인 문제들을 한꺼번에 풀어야 한다"면서 "원천적인 불협화음이 풀리지 않으면 밑에서 아무리 해도 입만 아프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당을 이기는 여당은 없다"며 "결국 때가 되면 대통령이 나서서 이 모든 것을 풀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북 포항(57) △한국외국어대 △포항시의회의원 △경북도의회의원 △18, 19대 국회의원 △(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간사 △(현)새누리당 제4정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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