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ETF 시장 글로벌 4위 '우뚝' "기다려, 블랙록"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3.08.2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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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3.0시대] <1부> 2-① 선진 ETF시장 부럽지 않다

2002년 10월 출범한 한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11년만에 일평균 거래대금 기준으로 글로벌 4위로 우뚝 섰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기준 한국의 글로벌 ETF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순위는 미국(558억 달러)과 일본(13억8000만 달러), 영국(13억6000만 달러)에 이어 8억2000만 달러로 4위에 올랐다.

韓 ETF 시장 글로벌 4위 '우뚝'  "기다려, 블랙록"


아시아권만 보자면 일본과 1, 2위를 다투고 있다. 올 상반기 아시아에서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ETF 3위에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레버리지 (16,550원 ▼220 -1.31%)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은 ETF 상장 종목수도 138개로 일본 156개에 뒤지지 않는다.



이용국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증권상품시장 부장은 "지난 10여년간 한국 ETF 시장은 폭발적인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며 "특히 올해는 합성ETF를 도입해 투자 대상을 다양화하며 질적 성장을 위한 첫발을 디뎠다"고 말했다.

◇글로벌 ETF 시장의 최전선, 미국은?=약 1500개 ETF가 상장돼 있는 미국은 거래대금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ETF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미국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57억8300만달러로 한국의 68배에 달한다.



글로벌 1, 2, 3위 ETF 운용사도 모두 미국 회사다. 1위가 아이셰어즈(iShares) 브랜드로 유명한 블랙록, 2위가 스테이트 스트리트, 3위가 뱅가드다. 글로벌 ETF 순자산총액 비중도 블랙록이 38.2%를 차지하고 있으며 스테이트 스트리트(16.5%), 뱅가드(13.8%) 순이다. 아시아 최대 ETF 운용사인 노무라는 글로벌 순자산총액 비중이 1.5%로 세계 3대 ETF 운용사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 ETF 시장의 최대 장점으로는 다양성이 꼽힌다. 미국 시장은 인덱스를 복제한 지수 ETF에서 원자재 ETF, 3배 짜리 레버리지 ETF 등 없는 것이 없는 'ETF 백화점'이다. 금(金) ETF만 봐도 금 선물 가격을 그대로 추종하는 ETF부터 금 레버리지/금 인버스/금 레버리지 인버스로 구분돼 어느 방향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라인업을 갖췄다.

팔라듐이나 리튬 등 금속 가격에 베팅하는 팔라듐 ETF, 리튬 ETF가 있는가 하면 MAC글로벌 태양열 지수를 추종하는 태양열 ETF, 소고기(육우)와 돈육 가격을 추종하는 ETF도 있다. 산업별 업종 ETF도 단순히 철강, 자동차 수준이 아니라 폐기물 산업, 어업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모닝스타에서 산출하는 소비자 순환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가 있는가 하면 추상적인 개념의 '시장 변동성'에 투자하는 ETF도 있다.


전세계 어느 시장이든 마음대로 투자할 수 있는 점도 미국 ETF 시장을 성장시킨 원동력이다. 일본, 중국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이집트, 프론티어 마켓 등 해외 직접 투자가 복잡한 지역에도 ETF를 통해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상품이 상장돼 있다.

이런 미국 시장에서 최고의 자산운용사로 떠오른 블랙록의 ETF 브랜드, 아이쉐어즈(iShares)는 ETF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현재 업계 2위의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최초의 ETF인 'SPDR S&P500'을 출시하며 ETF 시장을 선점했지만 2000년대 중반에 아이쉐어즈의 다양한 라인업을 앞세운 블랙록의 공세에 역전당했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전무는 "실력 있는 운용사들의 건전한 상품 경쟁이 미국을 세계 최대의 ETF 시장으로 만들었다"며 "블랙록 등 세계 최고의 ETF 운용사를 롤모델 삼아 국내 운용사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로 가는 국내 ETF=역량을 다진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이미 6년 전부터 자체 브랜드의 ETF를 해외 증시에 상장하기 시작했다. 삼성자산운용은 2007년 11월에 KODEX 200 (34,820원 ▼205 -0.59%)을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키며 국산 ETF로는 처음으로 해외 증시에 입성했다.

이어 2011년 1월에 미래에셋자산운용(홍콩법인)이 홍콩 증시에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상장했으며 현재 홍콩 증시에서 10여개 ETF를 운용 중이다. 올해 6월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 '호라이즌 S&P500 Covered Call ETF'를 상장하면서 미국 ETF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올해 7월에는 삼성자산운용이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KODEX삼성그룹 ETF의 상장 승인을 획득, 8월 상장에 성공했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이사는 "최근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에 상장된 ETF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국내 운용사들의 해외 진출로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에 상장된 국산 ETF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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