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둥(丹東)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압록강철교(중조우의교, 뒤)와 6.25전쟁 때 끊어진 압록강단교(앞)/사진=박상빈 기자
강 주변에서 노는 아이들, 낚시하는 노인, 등목하는 까까머리 어린 군인. 북한 국경은 평온했다.
낚시를 하거나 물놀이를 하며 노는 북한의 아이들 / 사진=박상빈 기자
중국 단둥과 신의주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위치한다. /사진=박상빈 기자
1990년 중조우의교(中朝友宜橋)라고 칭해진 압록강철교는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다닐 때 기차를 타고 다니던 다리. 길이 944m의 철교에는 북으로 들어가는 차량들의 모습이 보였다.
북한 압록강변의 모습. '선군조선의 태양 김정은'이라는 붉은 문구가 보인다. /사진=박상빈 기자
압록강변 단둥 시내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묵는 호텔과 관광객을 이끄는 류경식당, 평양고려식당 등 북한 식당이 곳곳에 있었다. "반갑습네다"라고 한 번 쯤 들어봤을 TV 음성이 들렸다. 인공기가 새겨진 배지를 단 여성 종업원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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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공연에서 '북한 아가씨'들은 북한 노래를 열창하거나 멋진 춤을 선보였다. 밴드 공연에서는 색소폰과 드럼, 기타 등의 연주를 뽐내기도 했다. 중국인 손님들이 꽃을 가져다주곤 했다.
압록강변 북한 식당인 '류경식당'에서 펼쳐진 공연의 모습. /사진=박상빈 기자
시내의 한 호텔에서는 '김정일' 배지를 단 북한 공산당원들이 보였다. 중국에서 대북 사업을 하는 한 일행은 "호텔에서 묵고, 일하는 것으로 보아 엘리트 당원 같다"고 설명했다. 서류 가방을 한 손에 든 채 끼리끼리 말하는 모습이 여느 한국의 중년 남성 같았다.
서로의 존재는 눈치챘지만 말을 걸거나 가까이 다가가지는 않았다. 늘 2~3명씩 짝 지어 다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단둥에는 압록강 두 다리 외에도 도로, 산기슭을 따라 북한이 손에 잡힐 듯 했다. 호산장성(虎山長城) 산기슭에는 얕게 흐르는 압록강 건너 북쪽 철조망이 있었다. 인민군 초소도 있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까이 가도록 돕던 낡은 보트는 멈춰 있었다.
단둥 신도시와 신의주를 연결할 '신(新) 압록강대교'가 2014년 7월 개통 예정을 위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상빈 기자
지난 15일 광복절 68주년 경축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합의된 개성공단 사태에 대해 "이번 합의를 계기로 과거 남북관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상생의 새로운 남북관계가 시작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고 밝혔다.
단둥 한인회 이희행 회장은 "많을 때는 5000명에 이르던 단둥의 한인이 3년 전 있었던 5·24 조치 이후 현재 1500여명으로 줄었다"며 "남북 교류의 단절 시간이 길어질 수록 손해를 보는 것은 우리 남북이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경색된 남북 관계를 푸는 것은 더 많은 접촉이고, 더 많은 교류"라며 "더 많이 교류하며 북한 개방을 도와 경제 분야에서도 통일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