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SSCP 前CFO, 슈람 프리IPO '지원사격'만?

더벨 권일운 기자 2013.08.1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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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CP 오정현 대표의 머니게임④]퇴사후 벤처캐피탈 설립해 슈람 딜 주도

더벨|이 기사는 07월15일(18:08)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오정현 SSCP 대표에게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었다. 바로 SSCP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미국 법인장을 역임한 Y씨다. Y씨는 페이퍼컴퍼니 관리와 슈람 프리 IPO(상장전 지분투자) 등 오 대표의 비자금 조성 실무를 도맡아 수행한 인물로 지목된다.



Y씨는 SSCP를 퇴사한 뒤 D벤처캐피탈을 설립, 벤처캐피탈 업계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D벤처캐피탈은 슈람 프리 IPO가 성사되자마자 중기청 라이선스를 반납했다. 슈람 프리 IPO를 위한 '프로젝트 컴퍼니'로 의심된다.업계는 D벤처캐피탈 설립 종잣돈이 SSCP 또는 오 대표의 개인 자금이었다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 오정현 대표, 비자금 관리 위해 CFO를 미국 지사장으로 발령?



Y씨가 SSCP에 합류한 시기는 오정현 대표가 부친 오주헌 대표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은 지난 2002년이다. 휴맥스 출신으로 알려진 Y씨는 휴맥스 퇴사와 동시에 보유 지분을 현금화해 20억 원 대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SSCP 입사 당시 직함은 이사대우, 직책은 재무전략실장이었던 Y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Y씨는 SSCP의 임원 인사가 단행된 2007년 1월 SSCP 미국 법인(SSCP USA. Inc) 대표에 보임된다. 이와 동시에 SSCP의 상근 임원 명단에서 제외됐다.

CFO를 역임한 부사장급 임원이 SSCP 입장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미국 법인장을 맡았다는 점은 다소 의외다. 현지 사무소 정도에 불과한 미국 법인에 부사장급 임원을 파견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전관예우' 차원으로 볼 수도 있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Y씨가 미국 법인장을 맡게 된 배경에는 '다른 목적'이 존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교롭게도 Y씨가 SSCP 미국 지사장으로 파견된 시점이 오 대표가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직후라는 점에서 의혹의 시선을 받고 있다.

SSCP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오정현 대표가 회사를 물려받자마자 Y씨를 CFO로 영입했다"며 "Y씨는 SSCP의 재무전략 외에도 오 대표의 크고 작은 일들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Y씨, 슈람 프리 IPO 클럽딜 주도

1년 동안 SSCP 미국 법인장으로 재직하던 Y씨는 국내로 복귀, 벤처캐피탈 업계에 뛰어든다. 2008년 1월 친인척 등과 70억 원의 자본금으로 D벤처캐피탈을 설립한 것이다. 자본금 70억 원 가운데 63억 원은 Y씨와 그의 부인, 두 사람 소유의 회사인 Y파트너스에서 부담했다.

D벤처캐피탈의 대표이사로 변신한 Y씨는 슈람 프리 IPO 클럽딜(공동 투자)을 주도했다. 당시 벤처캐피탈 업계에 종사하던 관계자들이 슈람 프리 IPO를 Y씨의 '역작'으로 평가할 정도다. D벤처캐피탈은 자본금 70억 가운데 70%가 넘는 50억 원을 이 거래에 투자하기도 했다.

당시 슈람 프리 IPO를 검토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슈람 프리 IPO는 D벤처캐피탈이 주도하는 딜이었다고 보면 된다"며 "Y씨는 이쪽(벤처캐피탈 업계) 경험이 전무했지만 SSCP의 CFO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워 슈람 프리 IPO가 '믿을만 한' 거래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A벤처캐피탈 대표도 "IR과정에서 Y씨는 오정현 대표 혹은 SSCP와 한 몸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며 "Y씨가 D벤처캐피탈이라는 벤처캐피탈 이름을 내세우며 클럽딜 제안을 하긴 했지만 말투나 행동은 투자 유치에 나선 기업 재무담당 임원이나 다를 게 없었다"고 회상했다.

◇ D벤처캐피탈-Y씨, 퇴사 후에도 SSCP와 '관계 유지'

여러 정황을 살펴볼 때 D벤처캐피탈은 오정현 대표 혹은 SSCP의 차명 회사였을 가능성이 높다. 슈람 프리 IPO라는 한 건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임시로 설립한 '프로젝트 컴퍼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D벤처캐피탈은 폐업은 하지 않았지만 슈람 프리 IPO외에는 제대로 된 투자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D벤처캐피탈은 2009년 7월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라이선스를 자진 반납했다. 슈람 프리 IPO가 막 끝난 시점이다. 형식은 자진 반납이었지만 중소기업창업지원법의 '특수관계인 투자 제한' 조항을 위반한 것이 드러나 라이선스를 회수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중기청은 당시 D벤처캐피탈이 과도한 금액을 해외에 투자했다는 점도 문제삼았다.

중기청이 D벤처캐피탈을 슈람의 특수관계인으로 간주했다는 점에서 D벤처캐피탈과 SSCP측은 지분이나 자금 관계로 얽혀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D벤처캐피탈의 설립 자금이나 운영 자금 가운데 일부가 SSCP 혹은 오 대표 측으로부터 제공됐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D벤처캐피탈이 오 대표의 개인 회사이자 '비자금 허브'로 지목된 STM코퍼레이션에 대여한 30억 원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슈람 프리 IPO 이후 남은 자금이나 회수한 자금을 대여 형태로 STM코퍼레이션에 원상복귀 시켰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Y씨는 "SSCP의 관계사에 긴급한 자금을 대여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SSCP가 부도처리되는 과정에서 D벤처캐피탈은 대여한 75억 원을 회수하지 못해 피해자가 됐고, 이와 관련해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D벤처캐피탈뿐 아니라 Y씨 역시 퇴사 후에도 SSCP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Y씨는 오정현 대표가 슈람 지분을 매집 완료한 2010년 8월 까지도 'SSCP USA 대표이사' 라는 직함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1년까지 미국 보스턴에 체류하던 Y씨는 현재 미국과 한국을 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Y씨는 "SSCP와 D벤처캐피탈, 본인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은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르다"며 "SSCP와 D벤처캐피탈을 거치는 과정에서 슈람 프리 IPO 거래를 진행한 것은 맞지만 이후에는 사실상 회사를 떠났고, 오 대표의 부탁으로 SCP USA대표라는 직함만 형식적으로 유지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Y씨는 SSCP를 통한 오 대표의 비자금 조성 혐의와 관련 수사당국으로부터 수 차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사당국은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Y씨는 "슈람 프리 IPO 거래와 오 대표의 비자금 조성 과정에 대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충분한 해명을 했고, 검찰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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