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블랙아웃 막자..너도나도 에너지 절감 앞장

머니투데이 정지은 기자 2013.08.1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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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 비상'電爭']에너지 절약 모니터링 강화…대응 시나리오 구축도

동부대우전자 광주사업부 세탁기 생산라인 직원들이 반팔 차림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동부대우전자.동부대우전자 광주사업부 세탁기 생산라인 직원들이 반팔 차림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동부대우전자.


12일 전자업계가 심상치 않은 전력 수급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전력 절감 운동을 강화하고 있다.

전날 당진화력 3호기에 이어 서천화력발전소 2호기까지 가동 중단돼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린 탓이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전자업계에선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몇 시간 만에 수십, 수백억 원의 손해를 입을 수 있어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시급하다.

◇삼성전자, 불필요한 전력소비 '아웃'
삼성전자는 지난 6월부터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실시하는 절전 캠페인 '3S'(스마트 서머 세이브)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국가 전력수급 위기 상황의 심각성에 공감해 전력 수요가 많은 9월까지 4개월간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생산현장의 경우 기존 전력량의 5%, 사무실에선 10%, 임직원들의 각 가정은 15%를 절감하자는 그룹 절전 목표에 삼성전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생산현장은 매일 오전 2시부터 5시까지 '피크시간 의무 절전'을 지키고 있다. 생산지역 이외의 장소 조명과 비가동 설비 전원을 차단하고 노후 설비는 저전력·고효율로 교체하는 중이다.



사무실에선 전력 다소비형 사무기기 사용을 절제하고 업무상 불필요한 전력소비도 제한한다. 점심시간과 퇴근시간 컴퓨터와 모니터 코드를 빼고, 창측 조명을 소등해 자연채광을 이용하고 있다. 반팔 차림을 적극 권장하고 부채나 방석 등 냉방 보조용품을 제공하는 것도 절전을 위한 근무환경 조성의 일환이다.

임직원 각 가정에서도 전력 낭비요인을 제거하고 근검절약을 생활화하고 있다. 또한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 코드 빼기나 외출 한 시간 전 에어컨 끄기 등의 임직원 실천 강령을 적극 홍보 중이다.

지난 8일부터는 불필요한 전력 낭비를 막기 위해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지하 에스컬레이터 운행을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중단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전력난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자 에스컬레이터 운행 중단을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확대했다.


◇LG전자, 에너지 감시단 운영…절전 태스크도
LG전자는 에너지 사용이 급증하는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CTO부문 환경전략실이 주관하고 본사 경영지원부문과 각 사업장이 참여하는 '전사 에너지 절약 태스크'를 가동하고 있다.

이 조직은 에너지 절약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생산 차질 최소화를 위한 대응 시나리오를 가동한다. 관심·주의·경계·정전 등 단계별 대응체제를 마련하고 일일 피크전력을 관리하고 있다.

LG전자는 각 사업장별로 공장 등 시설 내부를 돌아다니며 손실되고 있는 에너지를 직접 찾아 해결하는 에너지 감시단도 운영하고 있다. 10여 명의 감시단원들이 24시간 교대로 공장 내부 에너지 경로를 살피며 전기 누설을 점검한다.

사업장 실내온도는 26도 이상으로 제한했다. 임직원들에게 에너지 절약 부채를 제공하고 반팔 차림을 권장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활용하고 PC는 절전모드를 사용하는 등 생활 속 절전 활동에 대한 당부도 강화했다.

LG전자는 협력사들에게도 에너지 위기 대응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주요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 캠페인 '세이브 투게더'(Save Together)를 시행했다. 효과적 에너지 절감 방안과 대응 계획을 공동 수립을 진행 중이다.

◇동부대우전자, 수박·콩물 먹으며 절전활동
동부대우전자도 전력난 해소를 위해 절전 활동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일일 피크전력 모니터링을 실시하며 에너지 관리를 관리하고 에너지 낭비요소도 수시로 점검한다.

특히 사업장에선 공장 내 고전력 소모 성형설비의 경우 전력 사용 피크 시간대 가동률을 40%까지 맞췄다. 압축기 생산라인에선 에어컨 가동을 절반 이하로 중단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동부대우전자 광주사업장에선 무더운 오후 시간대 직원들을 위한 즉석 이벤트도 마련했다. 조금이나마 더위를 물리칠 수 있도록 수박이나 콩물, 음료수 등을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이외에도 사무실 실내온도는 26.5도 이상으로 제한하며 반팔 차림을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다. 전력위기 사태가 일어날 경우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체제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 수급문제는 생산현장으로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너도나도 절전 활동에 앞장서는 분위기"라며 "이번 위기를 계기로 기업들이 에너지 절감 대책 수립 및 절전 활동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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