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적이고 민주적인 아이 만들기

머니투데이 김대현 솟맘경영연구소장 2013.08.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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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교육 에세이] 김대현의 긍정樂서

좋은 부모가 되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다. 또한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한 발짝 다가서는 방법을 터득하는 일이다. 아이들에게 다가서는 가장 좋은 수단은 먼저 아이들에게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아이들에게 자율성과 민주성을 함께 길러줄 수 있다.

초등학교 1학년 한 반에서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맨 뒷줄에 앉은 남자아이가 껌을 씹고 있었다. 선생님은 "준서야, 껌을 뱉어야지"라고 지시했다. 준서는 잠깐 멈추더니 다시 껌을 씹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잠시 생각한 다음 "준서야! 너의 껌 씹는 소리 때문에 신경이 쓰여 선생님이 할 말을 자꾸 잊어버린단다" 그랬더니 아이는 휴지통으로 걸어가 껌을 뱉고 왔다. 쉬는 시간에 아이는 선생님에게 와서 "선생님, 처음부터 왜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어요. 처음에 그렇게 말씀하셨으면 바로 껌을 뱉었을 거예요."



처음에 교사가 먼저 한 말은 지시, 훈계이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통제하려는 것이다. 나중에 한 말은 선생님 자신의 곤란함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스스로 행동을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인 딸아이는 옷을 꺼내고 옷장 정리를 안 하고 그대로 두거나 방 정돈을 하지 않는다. "옷을 꺼내고 나면 바로 정리를 해라" "옷을 이렇게 헝클어 놓으면 어떡해?" 전자에 해당하는 지시와 훈계의 말이다. "옷이 헝클어져 있으면 다음에 옷을 꺼낼 때 찾기 어렵겠지? 네가 옷을 꺼내고 나면 엄마가 다시 정리해야 하니 엄마가 일이 많아진단다" 후자는 아이에게 행동의 선택권을 준 말이다.

부모들은 자신이 정한 행동 기준에 맞지 않으면 자녀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녀에게 말 잘 듣는 방법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수단을 동원한다. 대부분 언성을 높여 야단을 친다. 특별한 경우 벽에 걸어둔 회초리를 쓰거나 벌을 세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자녀는 부모의 말을 안 듣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효과적인 부모 역할 훈련(P.E.T : 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프로그램을 만든 토마스 고든(Thomas Gordon)은 "말 잘 안 듣는 아이들은 없다"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잘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아이들도 자율성을 부여받으면 무슨 일이든 잘해 보려고 마음을 먹게 된다. 부모가 자녀를 다른 시각에서 보게 되면 부모, 자녀 모두 바람직한 방법을 찾고 관계도 개선된다. 우리 아이들은 실제로 부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두거나 아이가 원하는 데로 맞춰주는 허용과 자율의 방법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만 알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아이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부모와 자녀가 서로 원하는 것을 함께 채우는 민주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최선의 해결책이다. 부모 마음대로 하거나 아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서로 의논하는 것보다 훨씬 편할지 모른다. 하지만 서로 존중하겠다는 발상과 함께 만족하는 방법을 실천한다면 훨씬 더 아름다운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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