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외식비↓ 학원·쇼핑·영화관람 못 끊어"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2013.08.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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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서비스업 경기전망지수 조사 결과… 서비스업 하반기 '바닥'

"병원비·외식비↓ 학원·쇼핑·영화관람 못 끊어"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병원비와 외식비는 지출을 줄이는 반면 학원과 쇼핑에는 지출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하반기 서비스업 경기는 더 나빠지기보다는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1800개 서비스업체를 대상으로 '서비스산업 경기전망지수(SBSI : Service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지난 상반기에 대한 체감경기실적은 86, 하반기 전망은 97로 집계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4일 "서비스산업 경기는 지난 2011년 4분기부터 6분기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 대한 체감경기전망은 비록 기준치(100)에는 못 미치지만 상반기 체감경기 실적(86)보다 11포인트 높아져 경기가 더 추락하기보다는 바닥국면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대한상의가 처음 개발해 발표한 '서비스산업 경기전망지수'는 서비스기업의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지수가 기준치(100)를 넘으면 다음 반기에 서비스산업 경기가 호전될 것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기준치보다 낮으면 반대다.



업종별로는 '문화산업'(109), '유통산업'(105), '교육산업'(105), '정보서비스산업'(104) 등 4개 업종은 기준치를 넘어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식산업'(78), '보건의료산업'(87), '물류산업'(88) 등 5개 업종은 하반기에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실적의 경우 11개 중 10개 업종이 기준치 이하였던 점을 감안하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과 방송, 영화, 음악 등의 분야에서 상반기에 출시된 신작들이 중국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다 정부 역시 '서비스산업 활성화대책'으로 콘텐츠 펀드 확대, 뮤직비디오 사전등급제 폐지, 정보보안산업 육성 등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관광과 유통부문은 등산, 캠핑시즌을 맞아 7~8월의 여름성수기가 9월의 추석연휴까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산업은 여름방학 특수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입시대비, 취업대비 수강생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 호재로 꼽힌다.

외식산업과 보건의료산업은 불황속 지갑을 가장 먼저 닫는 분야로 하반기에도 경기회복이 불투명해 보인다. 외식산업은 불경기 속 창업경쟁까지 더해져 불황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았으며 보건의료산업 역시 불황기에 병원 걸음을 망설이는 경증 환자가 많아진 동시에 하반기 건강보험제도 강화 등으로 수익성마저 악화될 전망이다.

물류산업도 물량감소에 따른 과당경쟁이 계속돼 운송료가 추락하고 있으며 화주인 제조업부문의 경기회복이 불투명해 하반기에도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관계자는 "내수불황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이 병원비를 아껴 자기계발과 입시·취업을 위해 학원으로, 외식비를 아껴 마트나 극장·관광지를 찾는 형국"이라며 "하반기 서비스산업 경기회복이 불투명해 보이지만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설 예정이어서 경기회복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서비스업 규제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는지에 대해 응답기업의 32.4%가 '그렇다'고 답했다. 정부규제의 주요내용으로는 '가격인상 제한'(21.8%), '노동?인력규제'(20.9%), '공정거래 규제'(20.2%), '시장진입 규제'(14.9%), '환경?안전?소비자 관련'(11.7%), '건축?입지 규제'(8.1%)를 차례로 꼽았다.

서비스업체들이 체감하는 경영애로로는 '원가상승'(20.4%), '경쟁심화'(19.0%), '잦은 인력이동 및 인력부족'(17.7%), '자금부족'(16.1%), '정부 규제'(7.2%) 순으로 조사됐다.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서비스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지원'(26.4%), '규제완화'(24.5%), '제조업 수준의 금융?세제 지원'(17.2%)을 차례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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