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정부가 인정한 한국인 벤처 창업가 1호

머니투데이 도강호 기자 2013.07.3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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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NoTag 최웅 대표, 영국 벤처창업 육성 특별 비자 취득

/사진=도강호 기자/사진=도강호 기자


"5분 발표를 위해 영국에서 15시간 날라왔습니다."

지난 25일 열린 제3회 청년기업가대회 2차 프레젠테이션 심사에 출전한 NoTag 최웅 대표(30 사진)의 첫마디였다.

NoTag는 최 대표가 영국 워릭(Warwick)대학 경영학 석사과정에 유학 갔다가 영국 현지에서 창업한 한류 상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최 대표는 졸업후 영국정부가 외국인 벤처 창업가에게 수여하는 'Tier 1 graduate entrepreneur'라는 특별 비자를 취득한 글로벌 벤처창업가이다.



최근 많은 한국 토종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 진출과 글로벌 투자자들의 펀딩을 받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 등으로 진출하려고 한다. 그러나 최 대표의 경우처럼 외국 유학중 현지에서 벤처를 창업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영국정부가 유능한 외국 유학생들의 벤처창업을 육성할 목적으로 지난해 도입한 이 특별 비자는 워릭대 외국 유학생 가운데 저만 받았을 정도로 심사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최근 영국정부는 경기침체의 해결책으로 벤처창업을 권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작년부터 외국 유학생이 영국에서 벤처기업을 창업할 경우 심사를 통해 평생 영국에서 거주할 수 있는 특별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영국 체류를 원하는 많은 외국 유학생들이 도전하지만 그만큼 심사도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대표는 이 특별 비자를 받은 최초의 한국인이기도 하다. 이는 영국정부의 인증을 받을 정도로 NoTag의 사업성이 뛰어났음을 입증한다.

NoTag는 외국인이 해외 현지에서 K-POP 등 인기 한류 상품을 온라인으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한류 상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이다. 최 대표는 한국에서 배송료 우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작고 가볍지만 수요는 확실한 한류 상품을 NoTag의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런 NoTag의 사업 모델은 최 대표가 아직 대학생일 때 생각한 아이디어였다. "평소에 여행을 많이 했어요. 여행 중에 지역마다 같은 물건의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을 알았죠. 나중에 이런 상품을 중계해서 팔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국에 와서 보니 정말 사업이 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재능 있는 사람들을 모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NoTag의 사업이 순탄한 것은 아니다. 아직 초창기 스타트업이기에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만큼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직원들은 별도의 직장을 가지고 있거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최 대표도 예외는 아니다.


"작년 겨울에는 대형마트 창고에서 아르바이트 일을 했습니다. 돈은 많이 받을 수 있지만 넉넉한 집안 배경을 가진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부끄러운 일이었죠. 하지만 직원들 월급을 주려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같이 짝을 이뤄 일한 사람들이 탈북자와 조선족이었습니다. 저렇게 치열하게 사는 사람도 있는데, 벤처라는 꿈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때 정신교육을 제대로 했습니다.“

NoTag는 머니투데이와 기업가정신재단이 주최하는 제3회 청년기업가대회에 출전, 2차 심사를 통과한 10개팀에 당당히 선정됐다. 이번 청년기업가대회 출전팀 가운데 가장 먼 곳에서 온 참가팀이면서 동시에 청년기업가대회 역사상 외국에서 온 첫번째 참가팀이기도 하다.

"작년 겨울까지는 어려웠지만 이제는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이번 청년기업가대회가 저희의 존재를 알리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친구에게 2년안에 성공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던졌는데 이제 그 약속이 1년정도 남았다며 웃어 보이는 최 대표의 얼굴엔 자신감과 실력으로 똘똘 뭉친 글로벌 청년창업가의 모습이 비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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