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 불청객 물갈이, 유산균으로 미리 막자

머니투데이 장혜진 ㈜그린스토어 전문상담영양사 2013.07.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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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교육 에세이] 비타민과 가족건강

장마가 끝나면 많은 이들이 휴가를 떠난다. 일상에서 벗어나 편안해야 할 휴가철, 그러나 즐거워야 할 휴가지에서 물갈이로 고생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물갈이 증상을 겪게 되면 어른들도 힘들지만 말 못하는 어린 아기들은 울기만 할 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늘은 물갈이를 현명하게 예방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장독성 대장균으로 생기는 물갈이



"나 물갈이 하나 봐. 배가 아파."

기분 좋은 휴가지에서 가족 중 한 사람쯤은 이런 말을 하며 화장실을 들락거리곤 한다. 낯선 여행지에서 일어나는 물갈이는 '여행자 설사'라 부르기도 한다. 외국을 여행하는 사람들 가운데 반 이상이 겪을 만큼 흔한 일이다. 동남아나 유럽·아프리카 등 우리나라와 다른 식수 체계를 가진 나라를 여행할 때 일어나기 쉽다.



물갈이의 원인은 대부분 장독성 대장균이다. 대장균이 위와 소장, 대장의 소화 기관에 들어가 복통과 설사를 일으킨다. 설사는 몸 안에 들어간 독소를 없애기 위해 소화 체계가 지니고 있던 수분을 내보내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그 결과 묽은 변이 만들어지면서 화장실에 자주 드나들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우리는 물갈이라고 부른다. 물갈이를 앓으면 하루 4~5번 정도의 배변과 심한 복통에 구토까지 일어나기도 한다.

물갈이는 대체로 3~5일이 지난 뒤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7일 이상 지속되고 혈변과 발열이 동반된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이질이나 콜레라균이 원인이 되어 감염된 상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 환경 나쁘면 물갈이도 쉽게 일어나


물갈이를 막으려면 가급적 여행지에서 생수를 구입해 마시는 것이 좋다. 물갈이 증상을 겪으면 수분과 전해질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물을 충분히 마셔주는 것이 좋다. 물갈이를 예방하려면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나 음식은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카페인은 소변 양을 늘려 몸 안에 있는 수분을 내보내기 때문이다. 소화 기관을 악화시키는 기름진 음식, 박테리아의 먹이가 되는 설탕이 든 음식, 유제품도 가급적 피하자.

물은 포장된 생수나 끓여 먹는 것이 안전하며, 조리되지 않은 생고기나 해산물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여행지라도 가족 건강을 위해 위생상태가 청결한 곳에서 음식을 먹는 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런데 똑같은 여행지에서 같은 물을 마시는데 왜 누구는 물갈이로 고생하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 바로 장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로 면역력 키우면 물갈이 막을 수 있어

장 환경에 주목하면 물갈이도 현명하게 막을 수 있다. 유산균으로 널리 알려진 프로바이오틱스를 미리 먹어 장 환경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일이다.



여행을 떠나기 일주일쯤 전부터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으면 여행지에서 겪을 물갈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락토바실러스카제이·락토바실러스 아시도필러스·락토바실러스 불가리쿠스 등의 유산균은 소화기관 내에서 증식하면서 유기산(젖산·초산)을 만들어낸다. 그러면서 식중독의 원인균이 자랄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유산균이 장내 균의 균형을 잡아주면 면역력도 높아진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설사 증상을 사전에 예방해주기도 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시중에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잘 고르려면 생균이 들어 있는지, 보존균수는 얼마나 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특히 다양한 균주를 포함하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사람마다 장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제품을 먹어도 적용 결과가 차이나기 때문이다. 또 담즙산이나 위산의 공격에도 안전하게 장까지 살아서 갈 수 있는 코팅 처리가 된 제품인지 꼼꼼하게 확인하면 보다 좋은 제품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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