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따른 돌연변이라고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사진들/사진=인터넷 게시판
그냥 보기에도 흉측해 보이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에서 발견되고 있는 돌연변이라는 설명이 시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킨다. 그렇다면 과연 이 괴사진들이 믿을 만한 것일까.
결론부터 내자면 사진들의 신뢰성은 상당히 낮다. 머니투데이가 전문가 조언을 받아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괴물 해바라기' 사진이 웹상에서 처음 검색되는 것은 2011년 3월15일이다.
싹이 나는 토마토를 보도한 아사히신문 인터넷 페이지. 그러나 제목을 클릭하면 기사는 삭제된 상태다./사진=아사히신문 인터넷 홈페이지
이재기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으로 인한 돌연변이라고 돌아다니는 사진을 보면 대부분 예전에 우연히 발견된 기형 생물의 사진이거나 합성사진인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편서풍·쿠로시오 해류 덕분 직접 영향권은 벗어나"
이번 '방사능 괴담'은 지난 24일 새벽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수증기와 비슷한 물질이 새어나왔다는 보도와 함께 다시 불거졌다. 당시 1원전 3호기 주변에서 측정된 방사능 수치는 시간당 최대 2170mSv(밀리시버트)에 달했다.
방호복을 입어도 8분이상 버티기 힘든 높은 수치다. 도쿄 전력 측은 원자로 건물 내부에 스며든 빗물의 온도가 상승해 수증기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출된 방사능이 혹시 국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의 환경방사선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국가환경방사선자동감시망(IERNet)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에는 일본 원전 사고의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26일 오후 3시30분 현재 일본에서 가장 가까운 제주도의 환경방사선량률은 34~115nSv/h다. 경상남도 지역도 91~124nSv/h 수준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환경방사선량률은 평상시 50~300nSv/h 수준이다.
25일 오후 9시 현재 한반도 일대 5km 상공의 기류도. 기상청은 "편서풍(노란색)의 영향으로 후쿠시마 원전의 누출된 방사능이 국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사진=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실
국립해양조사원 역시 "후쿠시마 주변을 흐르는 쿠로시오 해류는 동쪽으로 주로 흘러 수년에 걸쳐 태평양을 한바퀴 돌아야만 우리 해역으로 유입될 수 있을 뿐 우리 동해로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직접영향 벗어났다고 안심? 간접영향도 위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간접적인 영향에서부터도 자유롭다는 것은 아니다. 방사능의 효력이 약해지는 데는 수십~수백년이 걸리는 만큼 직접 영향권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처장은 "바닷물에 방사능이 미량이라도 오염되면 명태와 고등어 대구 등 생선류에 축적될 수 있다"며 "축적된 방사능이 먹이사슬을 통해 우리 입으로 들어올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현재 일본산 수입 식품에 대해 방사능 검사 현황을 매주 공개하고 있다. 세슘과 요오드 함량이 측정대상이며 활장어 냉장명태 활가리비 마른새우 등 수산물 140종과 어묵, 소스류, 청주, 캔디류 등 수입식품 400여 종이다.
지난 21일까지 수입된 식품은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구체적인 방사능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식약처의 기준은 1kg당 370베크렐이지만 일본의 경우 100베크렐로 우리나라보다 기준이 강하다.
양이원영 처장은 "특히 명태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권에 있는 지역에서 잡힌 것이 다수 수입되고 있다"며 "식약처에서 수입당시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지만 기준이 턱없이 낮아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