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그룹 공격투자, '화' 부르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3.07.2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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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침체에 공격투자로 재무부담 가중, 회사채 발행도 수요예측결과 부진

 무림그룹이 제지업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거듭하면서 재무 부담이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의 차환 발행 여건까지 악화될 정도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무림그룹의 주력사인 무림페이퍼 (2,110원 ▲20 +0.96%)의 1분기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1조6417억원으로 3개월 만에 516억원(3.2%) 늘었다.



 반면 실적 흐름은 거꾸로다.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줄어든 2789억원을 기록했다. 지배기업소유주지분 순이익은 53억원 줄어든 -4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실적 부진이 지난해 펄프가격 급등에 따른 원자재비용 상승과 최근 제지수요 감소 등 이중고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상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부진한 영업실적과 상환 부담 등을 감안하면 재무 부담이 다소 높다"고 말했다.



 무림페이퍼는 미국과 영국 해외법인을 비롯해 무림P&P, 무림로지텍, 무림파워텍 등 계열사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그룹 내 핵심기업이다. 종속회사만 8개에 달한다.

 특히 일각에서는 경영진의 과도한 공격 투자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림페이퍼는 최근 진주공장에 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포화상태에 이른 기존 인쇄용지에서 라벨지와 디지털 인쇄용지, 식품포장용지 등 산업용 인쇄용지로의 주력지종 전환을 위한 투자다. 최근 주가가 15% 이상 하락한 것도 사업 확장 시도에 따른 자금난 우려라는 풀이다.

 무림P&P(동해펄프) 인수 부담도 크다. 2008년 무림P&P 지분 67.3%(4200만주·액면분할 감안)를 FI(재무적투자자)와 함께 3095억원(FI 1500억원 포함)에 인수했고 이후 일관화시설 설비 투자에만 5000억원을 투입했다.


 무림P&P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무림페이퍼는 FI들에게 주가가 부진할 경우 인수가격에 연 8.5~9.5%의 이자를 더해 되사주는 '풋백옵션'을 약정했다. 실제 5월 FI의 풋백옵션 행사로 무림P&P 지분 2.14%(133만주)를 당시 시가보다 두배 높은 147억원에 매입했다.

 시장 우려가 커지며 자금조달도 악화되고 있다.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을 위해 25일 2년물 200억원, 3년물 100억원 등 총 3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2년물에만 100억원 들어오는 데 그침에 따라 인수 증권사와 협의해 2년물 300억원만 발행키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그룹 계열사의 전반적인 현금창출력과 보유자산의 담보가치 등을 고려하면 당장 문제가 생기진 않겠지만 시장 불안감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림페이퍼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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