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0여 곳서 '짐머먼 판결' 항의 시위…20일 분수령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2013.07.1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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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수백 명이 모여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을 숨지게 한 자경단원 조지 짐머먼에 대한 무죄 판결에 반발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CBS 동영상 캡처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수백 명이 모여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을 숨지게 한 자경단원 조지 짐머먼에 대한 무죄 판결에 반발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CBS 동영상 캡처


미 전역 100여 곳에서 항의 시위가 예정된 20일이 '짐머먼 사건'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출신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배심원단 평결이 옳았다며 폭력시위를 경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애틀랜타 현지방송 WXIA에서 출연해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충분한 증거를 제시했다"며 "미국의 법률은 배심원단에게 증거를 바탕으로 판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문제는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법률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또 "여섯명의 배심원단이 인종적인 편견을 가지고 평결을 내렸다고 생각지 않는다"면서 "미 국민들이 차분히 이 문제를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죄 판결에도 여전히 논란이 가시고 있지 않은 '짐머먼 사건'에 대해 배심원단 평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2월 히스패닉계 백인 자경단원 조지 짐머먼은 비무장한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은 마틴이 흑인이었다는 이유로 과잉진압당했다며 시위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5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리스에선 일부 시위자들이 이탈하면서 '평화 시위'가 '폭력 시위'로 번지기도 했다. 이들은 상점의 유리창을 깨고, 공공기물 등을 파손해 경찰은 이날 14명을 체포했다.

오는 20일 대규모 집회가 예정됨에 따라 '짐머먼 사건'의 향방이 주목된다. 마틴을 옹호하는 시위자들은 이날 100여 개 도시 정부청사와 법무부 앞에서 한 시간 동안 모이기로 했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이들은 연방검찰이 민권 침해 혐의로 짐머먼을 계속해서 수사하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또 이번 사건에서는 변호인단이 원용하지는 않았으나 논란이 됐던 플로리다주의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Stand Your Ground) 법률 폐지도 주장할 예정이다.


이 법은 개인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 경우, 도망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해 정당방위를 광범위하게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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