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시장, 꺼져가던 불씨 되살리나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13.07.0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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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팩 종목들은 올 초만 해도 존속기한 내에 피합병 회사를 찾지 못해 잇따라 상장폐지됐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오는 10일 키움스팩1호 (302원 ▼2 -0.66%)의 주주총회에서 한일진공기계와의 합병승인 안건이 통과되는 대로 2호 스팩 설립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하이비젼시스템 (22,650원 ▼250 -1.09%)의 합병을 성사시켰던 이트레이드증권 (5,050원 ▼70 -1.37%)도 올해 중 스팩 추가 상장을 검토 중이다. 앞서 코스피시장에 우리스팩1호를 상장시켰다가 지난해 12월 이를 상장폐지했던 우리투자증권 (12,620원 ▲80 +0.64%)도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스팩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스팩은 기업합병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이 스팩이 비상장사를 합병하면 해당 비상장사는 우회상장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팩을 통하면



직접 상장을 준비할 때 받아야 하는 지정감사인 감사가 면제되고 필요 자금도 신속하게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직접 상장의 경우 주관계약 체결에서 상장까지 최대 2년이 소요되지만 스팩상장은 기간이 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2010년 대우증권스팩을 시작으로 증권사들이 잇따라 출시했던 스팩은 된서리를 맞았다. 2011년까지 증시 활황으로 비상장사들이 스팩을 통하지 않고도 상장이 용이했던 탓이다. 또한 증권사들이 스팩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지 못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우증권이 2010년 3월 상장시킨 대우증권스팩의 공모금은 875억원이었는데 합병 대상을 찾기 어려웠다. 피합병기업의 자산총계나 합병가액이 스팩 공모금의 80%를 웃돌아야 한다는 규정상 대우증권스팩의 '파트너'는 총 자산이 700억원 이상이어야 했다.


이런 이유로 2010년 이후 상장된 22개 스팩 중 합병상장이 성사된 곳은 6개에 불과했고, 11개는 상장폐지됐다. 하지만 올 들어 키움스팩1호, 하나그린스팩, 하이제1호스팩 등 3곳이 비상장사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고, 나머지 동부티에스블랙펄스팩, 케이비그로벌게임앤앱스스팩 등도 피합병기업 물색에 나서고 있다.

한국거래소도 증권사들에 2호 스팩의 설립을 권유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에선 상장 기업의 규모가 100억원 미만인 기업들이 40%에 달하는 등 소규모 기업의 상장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규모가 작지만 성장가능성이 큰 비상장사들에 적합한 스팩을 만들면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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