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원조' '맛집'이 많은 이유는..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3.06.27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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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은 고객과 공동으로 창조하는 것

음식점 '원조' '맛집'이 많은 이유는..


외식업을 시작한 업주라면 누구나 자신의 가게가 맛집이 되기를 꿈꾼다. 하지만 브랜드는 절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현재 맛집이라 불리는 곳은 대부분 쓰러져 가는 허름한 건물이거나 백발의 할머니가 가게를 보고 있고 혹은 몇십 년 전통을 자랑하는‘원조’라는 단어가 강조된 간판을 볼 수 있다.

수십 년간 쌓인 시간 즉, 스토리라는 강력한 마케팅 무기가 있었기 때문에 명성을 얻을 수 있던 것이다. 그렇다고 자연스레 스토리가 쌓이도록 대박집이 될 때까지 수 십년을 기다릴 수 없다. 여기서 맛집으로 가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이 마케팅이다.



◇ 마케팅은 인식의 싸움이다
자연 발생이 어렵다면 인위적인 마케팅적 개입이 필요하다. 가게에 사람들이 몰릴 수 있도록 불을 지펴야 한다.「마케팅불변의법칙」의 저자 알리스와 잭 트라우트는 “마케팅은 제품(상품)의 싸움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다.

객관적인 현실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본질) 따위도 없다. 최고의 제품 역시 없다. 마케팅 세상에는 소비자나 소비자의 기억 속에 자리 잡는 인식만이 존재할 뿐이다. 모든 진실은 상대적이다”고 말한다.



인간은 자기 결정적 존재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개별 소비자의 인식을 묻고 그 결과에 따라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은 착각이다. 한마디로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를 보고 행동하고 소비를 결정한다. 결국 많은 사람이 몰릴 수 있도록 허드(Herd)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 20대 사장의 마케팅 실전기
인천 만수동에 위치한 '향촌왕족발'은 20대 초반의 젊은 사장이 운영하는 한방족발 전문점이다.

나이에 맞게 업주는 톡톡 튀는 마케팅 감각을 자랑한다. 5개 테이블밖에 되지 않는 작은 매장이지만 주변 아파트 상권으로 직접적인 홍보와 명함이벤트, 포장 활성화 등 꾸준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또한 온라인에 능숙한 업주는 블로그를 비롯해 최근 가장 뜨고 있는 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업소의 재미있는 스토리를 공개함으로써 오픈 6개월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현재는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운영하는 맛집 어플리케이션인 ‘윙스푼’에 등록되는 등 단기간에 만수동 일대 족발 맛집으로 인식되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1년이 채 안돼서 생겨난 결과다. 탄탄한 상품 구성과 업주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아니었다면 단기간에 이만큼의 성과를 얻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젊은 사장의 패기를 담은 도전적인 마케팅은 좋았으나 경험이 부족해 실전 감각의 부재와 정작 업소가 가진 장점을 제대로 끌어내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최근 개시한 인천 용현동에 위치한 2호점의 상권에는 '장모족발'이라는 인천의 족발 터줏대감이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로운 족발 전문점도 근처에 오픈한다. 그래서인지 1호점과는 달리 2호점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수년간 인근 고객의 머리 깊숙이 자리 잡은 '장모족발'을 대체하는 것은 힘들다.

1호점에서 부족했던 실전 감각과 '향촌왕족발'의 장점을 끌어내 새로운 콘셉트를 만들어 전략적인 기획과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순간이다.

◇ 들이대는 업주만이 고객을 잡을 수 있다
음식을 갖추었다고 손님이 알아서 와주길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상품력이 수준 이상 갖춰졌다면 고객의 인식으로 파고들자.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흥미 거리가 있어야 한다.

식당은 손님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보다 함께 참여시키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상호적인 작용을 통해 완전한 제공물을 창조해 가는 것이다. 이는 하나의 놀이 개념이다.

가게에서 고객이 신나게 놀 수 있도록 인위적인 ‘꺼리(이슈 또는 Agenda)’ 생성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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