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해외 공략' 롯데, 1분기에만 3093억 출자

더벨 김장환 기자 2013.06.2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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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2년만에 2배 급증..기존 해외법인도 실적 지지부진 '부담'

더벨|이 기사는 06월24일(16:57)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해외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각종 규제와 포화상태로 한계에 부딪히자 해외 시장에서 해법을 찾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기존 진출해있던 법인들의 실적이 오랫동안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당분간 '내실 없는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61,100원 ▼200 -0.33%)은 올해 1분기에만 해외법인들에 총 3093억 원을 추가 출자했다. 롯데쇼핑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들로 유상증자를 단행해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의 자금 지원이 한꺼번에 이뤄졌다. 2011년 해외법인 총 투자금이 1500억 원대에 그쳤다는 점을 보면, 불과 한 분기 만에 2년 전 연간 투자비를 뛰어넘는 출자가 이뤄졌다.

출자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중국 청두법인(Lotte Properties Chengdu Limited)이다. 지난해 12월 롯데미도파의 흡수합병을 마무리하면서 지분이 넘어온 곳이다. 롯데쇼핑은 1분기 총 2536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이곳에 지원했다.



이번 지원은 중국 청두 지역 복합쇼핑타운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이뤄졌다. 롯데는 올해 4월 오픈한 중국 웨이하이점을 시작으로 중국 지역 롯데타운 개발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청두 지역 복합쇼핑타운 개발 프로젝트 역시 이 중 하나다. 착공은 내년 초, 완공 예정일은 2017년 말이다.

롯데쇼핑은 이외에도 100% 지분을 보유한 해외계열사 두 곳에 1분기 총 410억 원을 추가 출자했다. 싱가포르(Lotte Shopping Holdings Singapore Pte)과 홍콩법인(Lotte Shopping Holdings Hong Kong Co) 두 곳으로, 관련 지역 마트 사업을 총괄하는 지주회사들이다. 개별적으로는 각각 158억 원과 253억 원의 자금이 들어갔다.

홍콩법인에 유입된 자금 중 108억 원은 중국 충칭법인(Lottemart ChongQing Commercial Company)으로 흘러 들어갔다. 롯데마트가 중국 서남부 진출을 위해 지난해 설립한 법인이다. 내년 초 1호점을 낼 계획으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싱가포르법인에 1분기 출자가 이뤄진 것도 백화점 설립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롯데쇼핑은 출자금이 모두 자회사 인도네시아법인(Lotte Shopping Avenue Indonesia) 지원에 쓰였다고 밝혔다. 자카르타 꾸니앙 지역에 지난 22일 오픈한 롯데쇼핑 에비뉴점 법인이다.

롯데쇼핑이 이처럼 올해 1분기 연달아 해외 계열사들의 자금 지원에 들어간 것은 기본적으로 그룹 차원의 중장기 전략이 맞물려 있다. 롯데쇼핑은 2018년까지 브릭스(VRICs, 베트남·러시아·인도네시아·중국)에 백화점만 40여 개 점포를 오픈할 계획을 세웠다. 또 마트 등을 포함해 해외 사업 매출을 전체의 2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는 보다 공격적인 해외법인 자금 투자가 시작될 것이란 예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진출한 해외법인들 상당수가 여전히 경영난에 허덕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해외 확장의 중심 시장으로 삼은 러시아 및 중국 등 현지 백화점에서 지속적인 실패를 겪어왔고, 동남아 등 마트 사업에서도 큰 재미를 못보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에는 롯데그룹의 이 같은 부담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롯데쇼핑이 지분을 보유한 총 50여 개 해외법인 중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단 3곳에 그친다. 그나마 흑자를 기록한 곳들의 합산 순이익은 36억 원에 불과하다. 해외 종속기업의 1분기 총괄 순손실 규모는 마이너스 508억 원이다. 단순 매출 규모 확대를 떠나서, 실질적인 영업성이 아직까지는 크게 떨어지는 셈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해외 점포들의 경우 현재 신규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고, 투자비용이 증가하면서 발생한 적자이지 실질적인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점포수가 향후 더욱 늘게 되면 신규 투자 부담이 줄고, 그만큼 흑자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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