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STX (7,560원 ▼100 -1.31%) 채권단은 이날 전체 회의를 갖고 ㈜STX가 보유한 STX에너지 지분 43.2%를 오릭스에 추가로 넘기는 방안을 논의했다. 오릭스는 ㈜STX의 STX에너지 지분을 270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는데 산업은행이 이를 거의 그대로 채권단 회의에 주요 안건으로 올렸다.
오릭스는 STX에너지가 보유한 북평화력발전소 사업권(51%)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사업비 2조 원이 들어가는 이 기간산업 프로젝트는 오는 2016년까지 완료될 예정으로, 발전소가 완공되면 연간 150만 가구가 쓸 전기가 생산된다. 오릭스는 이 사업권을 가진 STX에너지를 차지해 이를 다시 포스코나 GS, SK그룹에 재매각하려 한다.
㈜STX는 산업은행에 끌려가는 입장이지만 내부 반발이 거세다. STX에너지를 오릭스보다 한앤컴퍼니에 팔면 1000억 원 가량(100% 기준)을 더 받을 수 있는데도 산업은행이 독자적인 셈법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STX는 오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백기사' 투자자로 한앤컴퍼니를 동원했고, 양사는 STX에너지 100% 기준 7350억 원에 매매를 합의했다.
한앤컴퍼니가 오릭스에 비해 가격을 높여 부른 까닭은 국내 SI(전략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염두에 두고 있어서다. 한앤컴퍼니는 국내 에너지 회사 두 곳과 이미 컨소시엄 협의를 끝낸 상태다. 이런 배경에서 산업은행이 국부에 해당하는 발전 사업을 두고 자신의 계산으로 일본계에 이익을 챙겨주는 섣부른 선택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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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북평화력발전 사업권을 가진 STX에너지의 재매각 가치는 100% 기준 1조 원을 호가한다"며 "이번 싸움은 30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누가 가져갈 것이냐를 두고 오릭스-산업은행과 ㈜STX-한앤컴퍼니가 맞붙은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