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쇼크' 대응법은… 관망 vs 저가매수

머니투데이 시황팀 2013.06.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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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기회복 지연 우려 vs 양적완화는 곧 호조, 수출주 노려야"

코스피 지수가 20일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와 중국의 경기지표 부진으로 급락하면서 시장은 그야말로 ‘쇼크 상태’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7.82포인트(2.00%) 내린 1850.49로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2년8월3일 1848.68 이후 최저 수준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단 발언, 이날 발표된 중국의 제조업 지표 부진 등이 코스피 지수를 10개월 전으로 되돌려 놓은 것.

시장에서 더 이상 기대할 것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한때 오름세를 이어갔던 코스닥 시장도 결국 5.82포인트(1.10%) 내린 525.59로 장을 마쳤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제기한 ‘관망론’과 시장의 반응이 과도하다는 ‘저가 매수론’이 팽팽히 맞서는 모습이다.

◇”외인 매도 계속될 것”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 주까지 '버냉키 쇼크'가 계속될 것이라며 당분간 투자에 있어 보수적 관점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국내 증시 반등의 모멘텀으로는 향후 미국 경제지표 개선과 중국 경기 회복세를 지목했다.



조 센터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자국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보일지 몰라도 기타 국가, 특히 중국과 유럽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 제기로 당분간 외인 매도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현재 국내 주식이 저가라고는 하지만 다음주 이후에도 위험요인들이 남아있는 상태라 당분간 투자전략에 있어 현금성 자산을 늘리는 등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또한 “이번 하락장은 지난 7개월간 유동성 장세로 급등한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추가 하락이 있을 수 있다”면서 “적어도 박스권 하단인 1800포인트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으며 주식을 사기보다는 수익이 난 종목을 팔아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양해만 브레인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대표는 매수 또는 매도로 적극 대응하기보다는 좀 더 시장을 지켜볼 것을 주문했다.

양 대표는 “버냉키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과 중국 지표 약세로 한국의 경기회복이 더딜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면서 “중국 관련주인 건설주와 화학주의 투심이 빠르게 악화되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건설업종과 화학업종은 각각 3.53%, 2.83% 하락했다.

양 대표는 “외국인은 한국 경기의 리스크 요인에 반응하면서 동시에 이머징 마켓에 넣었던 자금을 일부 회수하고 있는데 단기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밸류에이션 상으로 이미 지수는 바닥권에 근접했으며 위기 수준까지 하락한다 해도 1800포인트 이하는 과한 것으로 하반기에는 예전처럼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반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저가 매수 기회”=관망론에 대한 반박도 만만치 않다. 누가 봐도 싼 지수대에서 저가매수에 나서야 할 타이밍이라는 설명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자산운용본부장은 “양적완화 축소는 곧 경기 호조를 의미하는데 이날의 지수 급락은 투자자들의 과민반응”이라면서 “수급상 외국인의 강도 높은 매도로 낙폭이 확대됐는데 이렇게 단기 수급 요인에 의해 시장이 흔들릴 때는 정면 돌파하는 것이 오히려 정답”이라고 말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전무도 코스피 지수 급락은 일시적 충격에 불과한 것으로 오히려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을 계기로 수출 관련 대형주를 담을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김 전무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발언은 미국 경제의 견조함, 이후 하반기 회복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 정도로 해석해야 한다"며 "점차 투자자들의 관심이 양적완화 축소보다 경기 회복으로 옮겨 간다면 밸류에이션 매력까지 더해진 국내 증시가 매력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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