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쇼크, 단기충격 불가피…손절매보다 관망을"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3.06.2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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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채 금리 상승 가능성·中 연착륙 여부 등 확인 필요

미국이 올 연말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고 내년 출구전략 의지를 밝히면서 국내 증시의 충격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9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연준 전망대로 간다면 하반기 중에 양적완화(QE) 규모를 줄인 뒤 내년 중반쯤 이를 중단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5월22일 미 의회 질의에서 버냉키 의장이 9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제기에 노코멘트로 일관함에 따라 시장은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9월로 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는데 이날 버냉키 의장은 올 연말로 이를 못 박은 것. 시장의 기대와 달리 양적완화 축소 시점과 중단시점까지 명확히 언급한 것.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는 연중 최저치인 1864.37로 출발한 뒤 낙폭을 강화하고 있으며 코스닥 지수도 1%대 급락을 가리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시화가 단기간 국내 증시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간의 조정 폭이 컸고 코스피 1850포인트 이하는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을 무시한 레벨이기에 섣부른 매도보다는 관망세를 유지하고 향후 저가 매수를 고려해 볼 수 있다는 평가다.

임수균 삼성증권 (39,450원 ▲450 +1.15%) 연구원은 "버냉키 발언이 기대했던 것보다 안 좋게 나왔다"며 "양적완화 축소로 달러 유동성이 줄면서 자금 이탈 가속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신흥시장의 약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도세가 멈추기 전까지 관망세를 유지할 수 있다"면서 "코스피 지수가 1800대 초반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적어도 이번 주 추이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연구원은 현금 비중을 높이는 한편 통신주 유틸리티 경기방어주로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권고했다.


그나마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10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매도 규모가 800억원대에 그칠 정도로 시장의 우려보다 크지 않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양적완화 축소시기를 명확하게 연말로 못 박은 것은 의외지만 규모를 줄이겠다는 것일 뿐 출구전략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아니기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며 "현 시점에서 손절매는 현명한 투자 판단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코스피지수는 충분한 조정을 거친 레벨로 이보다 더 빠진다는 것은 한국의 경제 상황을 아예 무시하는 것"이라면서도 "이날 미국 국채 10년물이 2.3%를 넘은 점은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으며 이는 시장의 불안정성을 반영한 것으로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동성 장세 마감으로 양적완화의 큰 수혜를 입었던 아세안 시장의 위축 가능성이 제기되나 장기적으로는 수출 중심의 한국 증시로 외국인의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경기의 한 축인 중국의 연착륙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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