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자산배분 4년 반 최저...유럽 낙관론은↑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3.06.20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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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 "이머징 자산 매도 이제 막 시작...9월 가속화할 것"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와 맞물려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계속해서 떨어지며 펀드매니저들의 이머징 자산 배분이 2008년 12월 후 최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 메릴)는 19일(현지시간) 6월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이머징마켓 증시에 대한 투자비중 의견을 물어본 결과 '비중 축소' 의견이 '비중 확대' 의견을 9% 앞섰다고 밝혔다. '비중 축소' 의견이 우위를 보인 것은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올 2월만 하더라도 '비중확대' 의견이 43% 더 많았지만, 비중확대 순(純) 응답률은 4월과 5월엔 각각 13%와 3%로 낮춰졌고, 급기야 6월엔 비중축소 의견이 우위로 전환, 비중축소 순 응답률이 9%를 기록했다.

특히 전 세계 조사대상자의 순 25%는 향후 12개월 내 비중을 축소해야할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이머징마켓을 꼽았다.



조사에 따르면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은 중국 경착륙이 글로벌 시장에 가장 큰 테일리스크로 꼽히고 있음을 드러낸다.

31%의 이머징 펀드매니저는 중국 경제가 향후 12개월간 약화될 것이라 예상했다. 같은 질문에 대한 5월 응답률 8%를 크게 상회하는 답변이다.

마이클 하트넷 BOfA 메릴 글로벌 리서치 투자전략가는 "오늘날 시장에서 가장 크게 역행하는 투자는 중국 자산과 관련된 투자"라며 "이머징 마켓 주식과 원자재 배분에 대한 낮은 투자비중은 시장이 중국 충격에 대해 과잉 포지션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관들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해 왔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하반기 7%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 중국 당국의 올해 공식 성장률 목표는 7.5%다.

이머징 마켓 주식펀드에서는 지난 주 57억6000만달러가 빠져나가며 올해 가장 많은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스튜어트 오클리 노무라 아시아 외환 트레이딩 담당자는 이머징 마켓 매도세가 이제 막 시작됐으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9월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하면 펀드로부터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클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머징 마켓 자산과 통화엔 여전히 막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자금이 있다"며 "결국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빠져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BOfA 메릴은 이머징마켓에서 자금이 이탈하며 유럽 증시가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6월 6%의 펀드매니저가 유럽 증시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갖고 있었다. 5월 조사에서 8%가 비중축소를 답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보고서는 "유럽 주식 중에서도 통신, 금융서비스, 은행, 화학 등이 가장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유럽 경제에 대한 낙관론도 가장 큰 폭의 개선세를 보였다. 유럽 응답자의 45%는 유로존 경제가 내년 회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5월 응답률 24%에서 현저하게 높아진 수준이다.

BOfA 메릴의 유럽 투자전략가 존 빌튼은 "투자자들은 이제 유럽 경제가 특정 수준의 안정화 단계로 돌아왔음을 볼 수 있다"며 "회복을 예상한 자산 배분이 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대형주 주가를 추종하는 FTSE유로퍼스트300은 지난 12개월간 17%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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