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양적완화 중단은 美 증시에 호재?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3.06.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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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 경기부양 중단은 경제에 청신호...최근 네 차례 긴축시기 2년간 S&P500 16%↑

글로벌 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자산매입) 축소 우려로 불안해하고 있지만, 양적완화 축소는 오히려 미 증시에 호재라고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FRB가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는 게 경기부양 중단의 신호탄이 될까봐서다. FRB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지자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추고, 미 국채와 모기지채권(MBS)을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시행해왔다. 시중에 돈을 풀고,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였다.



FRB는 지난해 9월부터 매월 850억달러(약 96조4500억원) 규모의 3차 양적완화(QE3)를 시행하고 있다.

FRB가 저금리 기조에서 양적완화로 공급한 자금은 3조달러가 넘는다. 이렇게 풀린 싼 돈(cheap money)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로 흘러들어 주가를 띄어 올렸다.



최근 5년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 추이(단위: %)/그래프=블룸버그최근 5년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 추이(단위: %)/그래프=블룸버그


하지만 미 경제 회복세가 짙어지자 FRB는 양적완화 규모를 줄일 눈치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지난달 미 의회 청문회에서 경기개선이 이어지면, 앞으로 몇 차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 이후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은 급격히 커졌다. 미 증시의 시가총액은 4주 전 19조8000억달러로 정점에 있었지만 최근 19조3000억달러로 줄었다. 글로벌 증시의 시총도 3조달러가 증발했다. 지난달 미 주식형펀드에서 빠져 나간 자금만 54억달러에 달한다.

글로벌 증시가 이렇게 출렁이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이 FRB가 조만간 양적완화를 중단하고 금리를 인상하는 등 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한동안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렀던 미 국채 수익률(금리)도 반등하기 시작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초 1.7%를 밑돌았지만, 최근엔 2.2%를 넘나들고 있다.


이에 대해 트렌드마크롤러틱스는 전날 낸 보고서에서 FRB가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든 말든, 미 국채 수익률이 올라 증시의 리스크 프리미엄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고 있는 것도 이에 대한 우려가 미리 반영된 결과라고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설명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그러나 FRB가 출구전략을 쓰는 배경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FRB가 이례적으로 썼던 부양책을 거둬들이는 것은 경제가 충분히 회복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경제 회복세는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져 증시에도 호재가 된다는 것이다.

FRB가 금리인상 등 긴축에 나섰던 과거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1971년 이후 미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2.8%였지만, FRB가 긴축에 돌입한 해에는 3.8%나 됐다.

성장률과 함께 주가도 올랐다.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지수는 FRB가 최근 네 차례에 걸쳐 금리인상에 나선 뒤 2년 동안 평균 16% 올랐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S&P500지수는 2009년 3월 저점에서 최근까지 140%나 올랐는데 2009년 상반기에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2.05%에서 3.95%로 올랐고, 2010년 말부터 2011년 초까지는 2.38%에서 3.74%로 뛰었다며 국채 수익률이 오르는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서비스업체 제니몽고메리스콧의 마크 루스치니 최고투자전략가는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만큼 경제여건이 건전해지는 것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약세가 아닌 강세 요인이 된다"며 "지금 시점에서도 미약한 성장세와 FRB의 극단적인 정책이 유지되는 것보다 경제여건이 개선되고 금리가 오르는 게 증시에 더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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