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 한국인 6차…중견기업 사주들까지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13.06.1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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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김기홍 노브랜드 회장, 박효상 갑을오토텍 대표, 오정현 SSCP 사장

지난 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뉴스타파-ICIJ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1차결과물 4번째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이근행 뉴스타파 EP(왼쪽부터),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 최승호 PD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제공, 박세연 기자지난 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뉴스타파-ICIJ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1차결과물 4번째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이근행 뉴스타파 EP(왼쪽부터),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 최승호 PD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제공, 박세연 기자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함께 한국인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설립자들을 공동 취재하고 있는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가 13일 6차 명단을 공개했다. 국내 건실한 중견 기업 사주들까지 '유령회사'를 통해 자금을 역외로 빼돌린 정황이 포착됐다.

뉴스타파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김기홍 노브랜드 회장, 박효상 갑을오토텍 대표(동국실업 대표), 오정현 SSCP 사장이 조세피난체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인사들은 대부분 건실한 중견·강소 기업 오너들로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 기업 사주들까지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부를 역외로 빼돌린 정황이 포착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에보니골드 매니지먼트(EbonyGold Management Ltd)를 지난 2008년 2월5일 설립했다. 씨에스윈드는 세계 풍력타워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이 3000억 원인 강소기업이다.



특히, 김성권 회장은 2008년 1월 골드만삭스로부터 472억 원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지 한 달 만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권 회장은 페이퍼컴퍼니 주주에 아들인 김창헌 씨를 등재해 놓았으며, 한 명이 사망할 경우 다른 사람에게 회사의 권리가 자동 승계되는 방안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김성권 회장은 "해외 사업을 하다보니 그런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투자를 한 회사 쪽 사람이 제안을 해서 만들었다"며 "거래는 전혀 하지 않았다. 아들이 주주로 등재돼 있는 것도 몰랐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유명 의류 상표인 DKNY와 GAP, ZARA 등에 의류를 납품하는 업체인 노브랜드의 김기홍 회장도 BVI에 다수의 페이퍼컴퍼니를 실명과 차명 모두 동원해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홍 회장이 만든 페이퍼컴퍼니는 제이드 크라운 그룹(JADE CROWN GROUP LIMITED, 2006년 9월8일 설립), 윈 하베스트 컨설턴츠(WIN HARVEST CONSULTANTS LIMITED, 2007년 10월 설립), 아크랩 플래닝(ArcLAB Planning Inc, 2008년 4월 설립), 윈넷 홀딩스(Winnet Holdings Limited) 등 4개다.

ICIJ가 입수한 BVI 페이퍼컴퍼니 설립 대행업체 PTN의 자료에 따르면 김 회장과 그의 부인인 이선희 노블인더스트 대표는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와 연결된 UBS 홍콩지사의 계좌 인출권도 부여받았다.

뉴스타파는 "김 회장이 페이퍼컴퍼니의 존재는 인정하지만 사업상 필요에 의해 설립했을 뿐 사용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효상 갑을오토텍 대표(동국실업 대표)는 지난 2007년 11월1일 BVI에 아트 그레이스 트레이딩(ART GRACE TRADING LIMITED)라는 이름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으며, 오정현 SSCP 대표도 4개의 유령회사를 조세피난처에 만들었다.

특히, 전자제품 코팅소재와 디스플레이용 핵심 소재 분야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었다가 지난해 부도가 난 SSCP(코스닥 상장)의 오 대표는 현재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있는 상태다.

SSCP는 지난해 11억 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고, 전체 주식의 50%에 달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던 소액주주들이 최소 250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미 지난 2005년 7월5일 오리엔탈 스타 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란 유령회사를 설립했던 오 대표는 SSCP의 주가가 계속 오르던 2006년 7월5일 탈렌트 벤처 캐피탈과 달라스 커머셜이란 이름의 페이퍼컴퍼니를 또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오 대표는 2011년 주력사업이었던 코팅사업부를 다국적 기업에 1400억 원에 팔았으며, 이 중 410억 원 가량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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