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맨 슈트의 감춰진 비밀을 아시나요?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3.06.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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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 사이언스-⑥]액체 투과성·옷길이 등 주변상황에 따라 자동조절되는 섬유 개발

편집자주 영화 속에는 숨겨진 과학원리가 많다. 제작 자체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스토리 전개에도 과학이 뒷받침돼야한다. 한번쯤은 '저 기술이 진짜 가능해'라는 질문을 해본 경험이 있을터. 영화속 과학기술은 현실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상용화는 돼있나. 영화에 숨어있는 과학이야기.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연구동향과 시사점을 함께 확인해보자.

영화 '맨오브스틸'의 한 장면/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영화 '맨오브스틸'의 한 장면/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수퍼히어로물의 원조인 수퍼맨 시리즈의 6번째 작품인 '맨 오브 스틸'에서 관객들의 시선을 끄는 건 바로 주인공이 입고 있는 슈트다. 벌집 모양의 텍스쳐 스타일의 갑옷 분위기를 풍기며, 슈퍼맨의 상징인 'S' 엠블램이 더욱 커져 눈길을 끈다.

또 색다른 캐릭터 완성을 위해 제작진은 슈퍼맨의 트레이드마크인 바지 위에 '빨간 팬티'를 과감하게 버려 이편부턴 볼 수가 없다. 망토도 더 커졌고 밋밋했던 팔목과 다리 부분에 디자인을 추가한 점도 눈길을 끈다.



화려해진 수퍼맨 의상디자인 이면엔 패션에만 머물지 않은 첨단 기능성이 더해져 있다.

땀을 흘려도 피부에 잘 들러붙지 않아야 하고 꿰맨 자국 없이 100% 방수가 되어야 한며, 수륙양용인점을 감안해 저절로 물기가 빠져야 한다. 물론, 방탄기능은 기본이다.
수퍼맨 슈트의 감춰진 비밀을 아시나요?
과학적으로 수퍼맨 슈트가 갖춘 요건을 전부 충족하는 옷을 현실에서 만들 수 있을까. 특수 제작된 섬유재질을 장인이 한땀한땀 정성들여 만들어야 할 것 같은 이 같은 슈트는 작금의 섬유기술계에선 그리 먼 미래의 예기는 아니다.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는 최근 이탈리아에서 개발된 첨단 섬유업체 신제품인 '형상기억합금섬유'를 소개해 이목을 끌었다. 이는 니티놀(nitinol)이란 합금과 나일론을 1대 5로 섞어 만들어졌다.

이 섬유는 원료 자체가 금속이라서 옷을 만들 경우 메탈 색상을 띤다. 착용할 경우 자동으로 쫙 펴지는 특성을 지녀 일일이 다림질을 할 필요가 없다. 또 한낮에 더울 땐 옷이 반팔로 줄었다가 싸늘해지면 긴팔 옷으로 변하는 특수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이 섬유로 옷을 만드는 데 드는 소요비용은 우리나라 돈으로 450만 원가량 된다.

수퍼맨 슈트처럼 물속에선 젖지 않으면서 체온을 유지해주고, 육지에선 땀을 잘 배출하는 등의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가진 섬유는 현재까진 없다.


하지만 미국 국방연구소에선 이 두 가지 특성을 모두 지닌 섬유를 해군 수중침투부대와 함께 개발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른바 수륙양용섬유라고 불리는 이 특수섬유는 형상기억 고분자물질을 안팎으로 코팅한 3층짜리 특수섬유로 18℃ 이하 물속에 들어가면 중앙부분에 있는 고분자물질의 밀도가 높아져 물이 천을 통과하는 것을 막는다. 반대상황에선 고분자물질 밀도가 낮아져 피부에 땀이 외부로 잘 배출된다.

미 국방연구소는 "이 같은 섬유로 잠수복을 제작할 경우 물 밖에서 옷을 갈아입을 필요가 없으므로 해군전투력에 적잖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총과 폭탄의 파편도 뚫지 못하는 방탄 섬유는 일찍이 개발돼 왔다. 방호복(방탄조끼, 소방복, 전투복) 제작을 위해 다른 기능성보다 개발이 우선된 까닭이다.

대표적인 예로 듀폰사가 개발한 합성 섬유인 '케블라(Kevlar)'를 들 수 있다. 방탄조끼의 실용화를 열어젖힌 케블라는 지난 1995년 칼이나 창 등의 흉기로 찔러도 뚫리지 않는 특성을 가진 '케블라 콜렉션'으로 개량됐으며, 이후 경량성과 유연성, 진동감쇄성 등을 향상시켜 방탄조끼 최적의 섬유라고 불리는 '케블라 프로테라'가 출시됐다.

현재 이 섬유는 등산화 뒤축에 마찰로 인한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덧붙이는 등 여러 가지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수퍼맨 슈트처럼 꿰맨 자국이 전혀 없는 레이저 재봉도 주목 받는 기술 중 하나다. 옷감 사이로 화학물질을 넣고 적외선 레이저를 쬐어주면 바느질 자국이 없는 매끈한 옷을 만들 수 있다. 꿰맨 부분이 없으므로 옷 내부로 물이 새어 들어오지 않아 주로 방수천을 만드는 데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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