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LH 사장 10일 취임···"조직·인사 시스템 챙기겠다"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13.06.0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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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LH 사장 10일 취임···"조직·인사 시스템 챙기겠다"


 "(취임식에서) 업무적 내용보다는 조직 운영과 인사 시스템에 대해서만 언급하려 합니다."

 이재영 LH(한국토지주택공사) 신임 사장(56·사진)이 10일 취임식을 앞두고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밝힌 취임 일성이다. 국내 최대 공기업의 수장을 맡게 된 소감치고는 의외다. 행복주택, 부채 등 대외적으로 산적한 과제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할 법한데, LH의 내부 시스템에 무게중심을 두는 듯했다.

 내부 조직을 조기에 추스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되지만 그의 업무 능력이나 스타일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내 수긍이 가는 말이다. 이 사장은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토지국장, 국토균형발전본부장, 정책홍보관리실장, 주택토지실장 등을 두루 역임한 주택 정책 전문가다.



 주택토지실장 재직시절에는 주택공사와 토지공사 통합을 마무리하는 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011년부터는 경기도시공사 사장을 맡으면서 임대주택사업 건설 추진, 광교 신도시개발 등 주택개발의 실무 경험도 쌓았다. LH의 수장으로 뽑히게 된 것도 이같은 전문성을 인정받은 결과다.

 이 사장은 이같이 오랜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판단력이 빠르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표적인 예가 그의 업무보고와 회의 진행방식이다. 회의용 자료는 짧고 간결하지만 핵심 사안을 빼뜨리지 않는다. 회의 시간에 매여있기 보다는 시스템적으로 업무 성과를 내도록 하는 스타일임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이지송 LH 초대 사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일의 추진력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그럼에도 이 사장 스스로가 보여줘야할 과제는 분명히 있다. 무엇보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주택공약사업인 행복주택을 무리 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가장 크다. 행복주택 시범사업 후보지가 발표되자마자 지역주민과 지자체가 반발하는 가운데 일선에서 어떻게 원만하게 해결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행복주택은 올해 1만 가구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20만 가구를 공급해야 하는 공공임대주택 사업으로 실제 성공 여부는 LH 신임사장의 업무추진 능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해마다 임대주택 7만 가구를 건설하고 매입전세임대 4만 가구를 공급하는 것도 만만찮은 과제다.

 행복주택 건설을 위한 재원마련 등도 이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철도부지의 철도점용료를 합리적 수준으로 해결하고 정부로부터 적정한 행복주택 건설비를 받아내야만 한 채당 1억원 가까이 부채가 생기는 행복주택을 건설할 수 있다. 이밖에 130조원을 웃도는 LH의 부채 추가 감축방안 등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 사장은 기자와의 통화 말미에 "LH사장으로서는 아침 잠을 편히 잘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이같은 막중한 책임감에 대한 부담을 살짝 드러내기도 했다. 이 사장은 10일 오전 경기도시공사 사장 퇴임식을 마치는대로 오후 2시 경기 성남 분당구 LH 본사 사옥에서 취임식을 가진뒤, 곧바로 업무보고를 받고 본격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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